플랫폼 빅딜, IB는 없었다…로엔엔터 매각, 태평양·세종·한영만 참여
입력 16.01.12 10:32|수정 16.01.12 14:42
카카오-어피니티, 자급자족 M&A 진행…"내부 관계자도 몰랐다"
카카오, 세종 송창현·어피티니, 태평양 윤성조 변호사 자문 주도
  • 법무법인 세종과 태평양, 회계법인인 EY한영이 올해 첫 조(兆)원 단위 M&A에 자문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태평양은 동양생명 매각, 홈플러스 매각, 롯데그룹의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 등에 참여했고 세종은 OCI머티리얼즈·동양시멘트 매각, 대한전선 인수 등에서 법률자문사로 활약한 바 있다.

    반면 국내·외 내로라하는 투자은행(IB)은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11일 발표된 이번 거래에는 별도의 투자은행(IB) 없이 카카오와 어피니티간 직접 협상으로 시작해 법무법인과 회계법인만의 손을 빌리는 선에서 끝났다. 로엔엔터가 카카오뱅크에 파트너로 참여한 인연도 있었지만, 카카오가 음악 플랫폼을 확대를 위해 국내 1위 사업자인 로엔엔터를 점찍어놓고 거래를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본격적인 인수 논의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불과 한 달여만에 인수 구조와 제반 사항에 대한 논의가 끝났다. 지난 8일에 거래 조건 합의를 일단락짓고, 이날 오전 8시에 이사회를 열었다. 카카오에서는 김범수 의장이 직접 이번 딜을 진두 지휘했으며 내부의 주요 관계자들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보안 속에 진행됐다. 카카오와 로엔엔터가 상장회사인 까닭에 거래 사실이 밖으로 알려질 경우 거래 중단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거래면 사전에 알려질 가능성이 높은데 보안 유지가 철저했던 것 같다"며 "IB업계 대부분이 공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 어피니티를 자문한 태평양에서는 윤성조 변호사(사법연수원 27기)가 주도했다. 윤 변호사는 카카오의 씽크리얼스 인수 자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 SK플래닛의 매드스마트 인수 등 이번 당사자들과 두루 거래를 한 경험이 있다. 어피니티가 로엔엔터를 인수할 당시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카카오를 대리한 세종의 송창현 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는 넷마블게임즈의 엔씨소프트 자사주 매입, CJ게임즈의 CJ넷마블 인수, 게임빌의 컴투스 지분 인수을 비롯해 블랙스톤PE의 시몬느 투자 등에 이름을 올렸다.

    거래 보안을 위해 태평양과 세종은 거래 관련 변호사들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사실을 공시 직전까지 숨겼다는 후문이다. 해당 로펌의 변호사들은 "금융감독원 공시를 본 후 누가 거래를 자문했는 지 알아보다 우리 회사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로엔엔터에 대한 기업가치평가는 EY한영이 맡았다. 당초 거래 당사자들은 회계법인도 배제할 생각이었지만 현물출자를 통한 유상증자 거래의 경우 법원 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회계법인을 참여시켰다. EY에서는 장동철 상무가 평가를 책임졌다.

    IB들은 카카오의 인수금융 조달과 재무적투자자(FI) 유치 정도에 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인수 가격은 1조8742억원이며 이 가운데 1조1200억원 가량을 마련해야 한다. 보유 자금 및 외부 조달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의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인수금융 조달에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