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올해 여신 목표 75兆…사상 첫 축소
입력 16.01.25 15:36|수정 16.01.25 17:25
건설·조선 수주 침체 영향
"유가 영향 적은 이란·아프리카 신시장 개척"
서비스·ICT 등 신성장 사업 지원 1조 확대
  • "올해 수출입은행은 75조원의 여신을 지원할 것이다. 지난해보다 5조원 축소됐다. 건설플랜트·조선 등의 시장 상황이 악화에 따른 것이다. 이란 등 규제상황 풀리는 나라,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주도적으로 개척하겠다. 단순히 정책금융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될 것이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사진)은 2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은행 사업운영 구성을 밝혔다. 기존에 수행하던 유동성 공급 기능을 넘어서 ▲해외 신시장 개척 ▲신성장 산업 지원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목표로 잡았다.

    전년대비 여신 목표를 축소한 건 수출입은행 창립 이후 처음이다. 축소한 여신은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체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이 집중하는 것 중 하나는 해외 신시장 개척이다. 이란·이프리카 등의 신시장 개척이 기존 중동시장에서의 중공업 분야 수주 공백을 보전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금융 제재가 풀린 이란에는 원유·가스, 발전, 인프라, 보건·의료 등 이란 정부가 중점 투자하는 사업에 기본대출협약(FA)을 체결하고, 현지은행과 협조 융자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덕용 수출입은행 경영기획본부장은 "이란은 규제가 풀리기 전인 작년부터 지사 네트워크를 다져왔다"며 "아프리카·인도 등의 투자는 국가별 개발수요를 감안해 유가 영향이 적은 교통·수송, 인프라, 자원개발 등의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ICT 등 신성장 산업도 지원을 확대한다. 유망 서비스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지난해 2조5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1조원을 늘릴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서비스산업금융부를 신설한 바 있다. 보건의료, 콘텐츠, 관광, 소프트웨어·ICT 등이 핵심 지원 분야다.

    이밖에 수출입은행은 기업 여신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도 주요한 목표로 삼았다.

    이 은행장은 "기업들의 개별 거래 수익성과 사업성 심사 등 리스크 관리를 대폭 강화해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 자립 경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