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 상장 시총이 '10조원'?
입력 16.02.04 07:00|수정 16.02.04 07:00
"성장성 업계 최고지만…" 증권사들 '고민'
"지난해 대비 매출·이익 2배 늘어" 넷마블은 '기대'
업계 PER·시장 지위 고려하면 6조~7조 전망
  • 기업공개(IPO) 준비에 착수한 넷마블게임즈가 상장 시가총액 10조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를 넘어 국내 1위 게임사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른 게임회사 가치(밸류에이션)를 고려했을때 10조원이 가능할 진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 주관사 수임을 준비 중인 증권사들은 넷마블의 상장 시가총액을 보수적으로 4조~5조원, 평균 6조~7조원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공식적인 입찰제안요청서(RFP)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가격 논리'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이보다 더 높은 숫자를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가격은 시장에서 판단해줄 일"이라면서도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투자했을때 시가총액을 4조원으로 계산했는데 그 뒤 매출과 이익이 두 배로 늘어 넷마블 시총이 10조원까지도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당시.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지분 9.8%를 매입할 때 주식 가치를 지분 100% 기준 3조9000억여원으로 계산했다. 넷마블은 2014년 매출액 5756억원, 영업이익 10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매출액 1조729억원, 영업이익 225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국내 게임회사의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한 건 넥슨 이후 두 번째다.

    증권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최근 성장성이 업계에서 단연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10조원'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숫자라는 반응이다.

    게임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땐 보통 주가순이익비율(PER) 척도를 활용한다. 대규모 자산이나 장치가 필요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로 회사를 보는 까닭이다. 증시에 직상장한 더블유게임즈·파티게임즈·데브시스터즈 등 주요 게임회사들은 모두 공모가를 산정할 때 PER을 활용했다.

    최근 게임회사들의 PER은 20~30배 사이에서 형성돼있다. 넷마블과 덩치가 비슷한 엔씨소프트는 22배,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은 18배다.

    넷마블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PER 20배 적용시 4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동종업체 더블유게임즈가 적용한 PER(33배)을 참고하면 6조원 수준으로 예상 가치가 뛰어오른다. 그래도 10조원에는 크게 못 미친다.

    지난해 실적으로 봤을때 넷마블은 매출과 이익 면에서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국내 게임회사 2위로 도약했다. 엔씨소프트의 현재 시가총액은 5조1000억원 안팎이다. 넥슨은 8조6000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넷마블의 적정 시가총액은 6조~7조원 사이에서 형성될 거란 분석이 많다.

    넷마블이 10조원의 상장 시가총액을 인정받으려면 현 시점에서 50배 안팎의 PER을 적용해야 한다. 혹은 올해 연말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이익을 내야 평균 PER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된다. 넷마블이 최근 3년간 급성장을 해온건 사실이지만, 올해에도 이익이 두 배 이상 성장할 거라고 예단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주관사 경쟁이 치열해지며 넷마블이 주식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인정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외 증권사 20곳이 조 단위 거래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일부 증권사가 수임을 위해 가격을 부풀릴 가능성이 크다"며 "실무자 입장에선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