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하림·삼성바이오…설 명절 잊은 증권사 IPO부
입력 16.02.05 15:47|수정 16.02.05 16:12
초대형 딜 등장에 증권사 IPO부 "꼭 잡아야 한다"
명절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움직임 보일까...업계 긴장
  • 다가오는 설 명절에도 증권사 IPO부는 쉼 없이 가동된다. 대규모 기업공개(IPO)딜의 주관사 선정이 명절 직후 이뤄지기 때문이다.  넷마블게임즈와 하림 그룹의 지주회사 제일홀딩스가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명절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움직임도 예상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4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 20곳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고 오는 18일까지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넷마블은 게임업체로는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 실무진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 측이 예상하는 시가총액은 10조원 수준이다. 공모 규모로는 최소 2조원 수준이라 올해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증권사 실무진들이 설 명절 간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이유다.

    지난달 말 국내 주요 증권사에 RFP를 보낸 제일홀딩스는 명절 직후인 12일에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제일홀딩스는 하림 그룹의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지주회사로, 하림홀딩스(68%), ㈜하림(48%), 팬오션(52%) 등을 보유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위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몇몇 증권사는 이미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한 증권사 실무자는 "설 연휴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대비한 스터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두 놓치기 어려운 대형 거래들이다. 적어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공모 금액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 최대 공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호텔롯데 IPO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증권사들은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꼭 잡아야 하는 딜이라 명절없이 일할 것"이면서 "IPO부 인력이 돌아가면서 출근하거나,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명절에는 쉴 예정이지만 대체공휴일부터 정상적으로 출근하기로 했다"며 "설 이후엔 철야근무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넷마블과 제일홀딩스 모두 구조면에서도 까다로워 제안서를 준비하는 실무진들이 고심하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앞서 상장한 게임사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문제와 최근 게임주의 부진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넷마블 측은 상당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바라고 있어 이 간극을 채울 수 있는 제안서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일홀딩스도 IPO를 통해 적체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림 그룹은 옥상옥(屋上屋) 지배구조를 해결하고, 팬오션 인수금융 부담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와 합병을 앞두고 있다면 합병 시나리오를 고려해 회사 측이 만족할만한 기업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국내 한 증권사 IPO부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상장한 전례가 많지 않아 어려운 딜"이라며 "부서 내부적에서도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