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기 못펴는 게임株, 넷마블 IPO 전환점될까
입력 16.02.16 07:00|수정 16.02.16 07:00
게임 공모주 주가 부진…고PER 논란 피해가지 못해
대형 게임주 공모시장 등장에 "게임사 상장 이어질 것"
  • 올해 공모시장 대어로 등장한 넷마블이 사그라든 게임 공모주 열풍을 다시 이끌지 주목된다. 한때 공모시장의 기대주로 부상했던 게임주는 상장 이후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흐름을 보여 고평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기가 시들해진 게임주가 초대형 게임사의 등장으로 시장에서 재평가될 지 주목된다.

    최근 2-3년간 상장한 게임주는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상장 이후 기대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임주는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아 청약단계에서부터 투자자들이 경쟁을 벌이는 업종이다. 지난해 말 상장한 더블유게임즈와 2014년에 상장한 데브시스터즈는 각각 400대1, 600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해 희망공모가를 뛰어넘는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같은해 상장한 파티게임즈 역시 희망공모가밴드 상단에서 최종 공모가를 결정했다.

    그러나 정작 상장 이후엔 주가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더블유게임즈는 PER 33.66배를 적용해 시가총액 1조1000억원의 가치로 시장에 등장했다. 하지만 지난 3일 기준 공모가(6만5000원)의 58%수준인 3만8300원까지 주가가 떨어져 시가총액도 반토막이 났다.

    지난 연말 공모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는 더블유게임즈의 부진이 한 몫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IPO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주에 거는 기대감이 커 투자자가 몰렸지만, 더블유게임즈의 주가가 상장 직후부터 하락하면서 투자회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다른 공모주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2014년에 상장한 데브시스터즈도 상장 당시 PER 31~46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평가했지만 상장 후 시가총액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파티게임즈도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주가가 1만원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이하 스팩)와 합병해 상장한 선데이토즈는 합병 직후 2만원대까지 주가가 상승했지만 흥행작인 애니팡 이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1만원 중반에 머물고 있다.

    게임주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넷마블이라는 초대형 게임사의 등장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쿄증시에 상장한 넥슨을 제외하고 사실상 국내 1위 게임사로 부상한 넷마블이 게임주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며 동종업계 주가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넷마블 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진 4일 엔씨소프트·컴투스 등 상당수 게임업체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2011년 삼성생명이 상장할 때에도 동양생명·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 주가가 재조명을 받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넷마블이 상장한다면 게임주에 반향일으킬 것"이라며 "게임업종 투자 파이를 키워 전체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일부 실적이 좋지 않은 자금은 빠져나가 주가 양극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주춤했던 게임업체 상장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넷마블 상장 공모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그간 주식시장의 눈치만 보던 상장 대기 회사들이 잇따라 공모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증권사 IPO 실무 관계자는 "넷마블이 흥행할 경우 그동안 시장 분위기만 살피며 상장을 망설인 게임사들의 IPO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