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 일정 조정…'면세점 추가 지정' 변수
입력 16.04.06 07:00|수정 16.04.06 07:00
6월 상장 완료할 듯…1개월가량 늦춰
이달말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 재지정 여부 결론
1분기 실적 반영하면 공모가 더 높아질 듯
  •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호텔롯데가 내부적으로 상장 일정을 한달가량 늦췄다. 이달말 발표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지정 결과를 확인하고 공모 절차를 진행할 전망이다.

    5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현재 증권신고서 등 공모 준비를 거의 마무리하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당초 이달초 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지만, 롯데그룹의 내부 판단에 따라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호텔롯데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5월 중순으로 예상됐던 상장 완료 시기는 6월 중순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반기 내 공모 진행할 것이라는 계획엔 변동이 없다"며 "주관사단과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가 공모 일정을 다소 늦춘 배경 중 하나로는 실적이 꼽힌다. 호텔롯데는 올해 1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공모를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중동급성호흡기증후군(MERS)로 인해 입국 관광객이 크게 감소하는 등 실적에 일부 영향을 받았다. 국내 사상 최대 규모 공모를 준비하고 있는 호텔롯데 입장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반영하는 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이달말로 예정된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 결과다. 정부는 지난달 말 면세점 사업자의 특허(라이선스)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결격사유가 없을 경우 자동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면세점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시내 면세점 사업자를 2곳 이상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토 결과는 이달말 발표될 예정이다. 사업자를 추가할 경우 지난해 11월 특허가 취소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다시 사업자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월드타워점은 연매출이 5000억원 규모로, 재지정될 경우 호텔롯데 공모가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유통 담당 연구원은 "만약 정부가 지난달 말 면세점 추가 지정 결과까지 발표했다면 호텔롯데는 이미 공모 절차를 진행중이었을 것"이라며 "급하게 상장해야할 이유가 없는만큼 월드타워점 재지정 여부를 확인하고 가려는 듯 하다"라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예상 시가총액은 20조원, 예상 공모 규모는 6조원 안팎이다. 지난 2010년 삼성생명(4조8880억여원)을 넘는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 공모 거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