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원-위안 청산결제은행'되길 고대하는 은행들
입력 16.04.12 07:00|수정 16.04.12 07:00
금융당국, 형평성 문제 때문에 은행 두 곳 지정 유력
"수익성보단 외환 업무 등 브랜드 인지도↑…부수효과 크다"
  •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중국내 '원-위안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교역규모 확대가 예상될뿐 아니라 당장 국내외에서 외화 비즈니스에 강한 은행이라는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4곳의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에 원-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신청서를 접수하고, 프리젠테이션을 마쳤다. 한국은행의 선정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순 발표된다.

    금융당국은 당초 한 곳만 선정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은행간 형평성 시비와 시장 경쟁 논리 등을 이유로 두 곳을 선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청산결제은행 지정은 지난 2014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원-위안 직거래 논의가 발전된 결과다. 당시 국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론 중국교통은행이 지정됐었다. 국내에선 교통기관을 통하면 쉽게 위안화를 결제하고,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다. 달러화로 바꿀 필요 없는 직거래 방식이므로 환 수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과의 교역 규모는 미국, 홍콩, 일본에 이어 네번째로 크다. 국내 은행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안화 거래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원-위안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국내에서 이미 교통은행을 통해 원-위안화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수익성은 단시간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청산결제은행을 통하면 상해에서만 원-위안화만 거래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다양한 기관들, 즉 글로벌 자금들이 거래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므로 중국에서도 청산결제은행을 얼마나 통제할 지 계속 고민중일 것"이라며 "예컨대 상해 안에서의 무역·실물 거래로 자금 성격을 제한하는 등의 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산결제은행은 금융당국이 시장경쟁을 이유로 독점이 아닌 복수 지정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향후 파생되는 수익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선 수익성보단 외환 비즈니스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되면 외환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측면에서 홍보 효과 등 국내외서 은행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번에 청산결제은행을 신청한 은행들은 모두 중국내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진출한 법인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중국 내 네트워크나 위상을 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 박사는 "원-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진출은 장기적으로 보면 원화가 국제화되는 과정의 일부"라며 "국내 은행들은 그간 의존했던 환거래통행을 통한 방식 외에 새로운 환 결제 방식을 습득하고, 노하우(know-how)를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