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잇따라 후순위채로 자본확충
입력 16.04.14 07:00|수정 16.04.14 07:00
SK·동부증권 후순위채 발행 추진
신NCR비율 규제 변경 영향
유진·BNK증권 "아직 계획없다"
  • 올해부터 개편되는 규제자본 산출체계에 취약한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자본 확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신용평가사가 모니터링대상으로 지정한 증권사 2곳은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

    지난 3월 동부증권은 총 800억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마쳤다. 지난달 25일 계열사인 동부화재해상보험을 대상으로 후순위채 280억원을 발행했다. 6년만기로 이율은 5.1%다. 나머지 520억원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했다.

    동부증권은 후순위채 발행으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210% 수준이었던 신NCR비율은 800억원 후순위채발행으로 277%까지 올라갔다.

    SK증권 역시 이달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SK증권 이사회는 최대 700억원 한도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지난해 7월 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이후 1년도 안돼 또다른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한 것이다.

    SK증권은 최근 2년간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지 못해 독자적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증권의 후순위채가 성공적으로 발행될 경우 현재 250%인 NCR비율은 280%까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증권사는 NCR규제 변화에 취약한 증권사로 꼽혀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영업용순자본비율(구NCR비율)에서 신NCR비율로 전환시 수치가 250% 미만인 증권사로 SK증권과 동부증권,유진증권, BNK증권 네 곳을 지목했다 일부 증권사는 새 규제로 인해 지난해 말 대비 NCR비율이 100%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 NCR규제는 지난 2014년 도입돼 올해 1월1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영업용총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바로 나눠 산정하는 방식에서,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뒤 업무별로 필요한 자본으로 나누어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는 대규모 자본을 갖춘 증권사에 유리한 방식이다. 당시 삼성증권 시뮬레이션 결과 자기자본이 1조원 이상인 증권사의 평균 NCR은 476%에서 1140%로 증가하지만 중형사는 평균 459%에서 318%로, 소형사는 614%에서 18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SK증권과 동부증권의 후순위채 발행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단기적이지만 NCR비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의 등급전망이 개선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후순위채는 상대적으로 고금리라 장기적으로는 증권사의 수익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진증권과 BNK증권은 아직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다. 유진증권 관계자는 "신NCR 비율로 적용시 249%이라 아직은 위험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