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로버츠 KKR 회장 "저성장 국면의 PEF 투자, 좋은 파트너 선택과 소비재 산업 투자 필요"
입력 16.05.17 14:53|수정 16.05.17 22:55
  • "저성장 국면은 빠른 시일 내에 타개될 게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비재' 산업이 유망하다"

  • 조지 로버츠 KKR  창업자 겸 공동회장(사진)은 1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경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어떤 투자 전략을 펼쳐야 하는가'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KKR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부분의 시장에서 소비재와 서비스 중심으로 투자해왔다"며 "자동차와 철강 등의 산업은 투자 시기를 잘못 타면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 로버츠 회장은 국내 PEF들의 해외 투자에서 유의해야할 점에 대해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KKR의 투자 성공사례를 보면 로컬 파트너를 잘 찾은 경우가 많았다"며 "투자의 90%는 로컬 파트너에 달려 있고 나머지 10%는 투자를 하는 데 있어 기준과 요건을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투자와 관련해선 "한국의 대기업들이 핵심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매각할 때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KKR은 구조조정 상황에 대한 노하우와 해결책, 충분한 투자금이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비맥주를 거론했다. 그는 그러나 해운이나 철강 등 국내 중후장대 산업에 KKR이 투자하는 것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오비맥주, 티몬 등 유통과 음식료에 투자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은 아니다. 해운이나 철강, 자동차 산업에 관심이 있는가.

    "KKR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부분의 시장에서 소비재와 서비스 중심으로 투자해왔다.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른 성장 산업과 시장을 주목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도 철강이나 자동차 산업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투자 시기를 잘못 맞추면 심각한 상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철강과 자동차 기업 등이 KKR과 함께 해외 진출을 할 계획이 있다면 KKR의 노하우와 자본(투자)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드라이 파우더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성장국면에서 KKR은 어떤 전략을 펼쳤는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저성장 국면이다. 중국과 인도는 다른 지역보다 성장세가 높지만 충분히 기대했던 수준은 아니다. KKR은 저성장 시기에는 거시적 전망을 우선 본다. 한국같은 경우 신흥시장, 특히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 시장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성장하지 않고 있다. 또 화폐가치 절하를 통한 수출 확대 움직임도 있다.

    먼저 저성장 국면은 빠른 시일내에 타개될 게 아니다. 어떤 시장이 안정적인가라고 하면 '소비재'다. 미국도 경제의 75%가 소비산업이다.

    두번째는 투자 기업의 운영 효율을 개선해 최대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KKR은 전세계에 67명, 아시아에는 15명이 이런 기업 운영 개선을 전담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인수 후 매출 관련 선진화된 매트릭스를 적용하고 공장 전반의 운영을 효율화하는 데 노력했다."

    -한국 사모펀드들이 해외 투자할 때 유의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해외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로컬 파트너(Local Partner)를 잘 찾는 것이다. KKR이 투자하면서 성공한 사례를 보면 로컬 파트너를 잘 찾았다. 투자의 90%는 로컬파트너에 있다. 나머지 10%는 투자를 하는 데 있어 기준과 요건을 정하는 것이다. 어떤 업종을 선택할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보상이 있는지가 10%에 해당한다.

    90%는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파트너와 함께 하는 경우 실패가 많았다."

    - KKR의 한국의 투자전략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핵심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매각할 때 파트너가 될 수 있다. KKR은 구조조정 상황에 대한 노하우와 해결책, 충분한 투자금이 있다. 오비맥주도 그런 경우이다.

    두번째는 한국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싶다. 해외 투자때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야 한다. KKR은 미국과 유럽에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오비맥주에 투자할 때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KKR의 좋은 파트너였다."

    - 킴스클럽 말고 한국에서 투자 검토 중인 곳이 있는가.

    "답변 드릴 수 있는 게 없다"

    - 중동 지역이 새로운 투자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KKR의 전략은?

    "KKR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사모펀드다. 아직 MENA(중동ㆍ북아프리카) 지역에 직접 투자는 없다. 이 지역도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라 '소비재'에 집중하고 있다. 이란 등은 경제적 제재 해제로 투자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에선 장미원예를 하며 유럽에 수출도 하는 이디오피아 회사에 투자했다. 중동이든 아프리카든 로컬 파트너를 잘 찾아야 한다."

    -아시아 지역 펀드에서 한국 투자 비중은

    "투자 기회에 따라 다르다. 현재 한국 투자금액은 5억7000만달러인데 더 투자하고 싶다. 중국은 20억달러, 일본은 10억달러다. KKR이 확보한 아시아투자자금은 110억달러이다."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 형성을 통해 해외 진출을 도울 수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KKR의 지분율이 80%인 파나소닉헬스케어가 있다. 20%는 파나소닉이 보유하고 있는데, 파나소닉이 독일 바이엘사의 당뇨 부분을 인수하고 싶어했다. 이 과정에서 KKR이 파나소닉과 독일 바이엘사를 연결해 딜을 성사시켰다. 우리는 단순히 지금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 기업 운영 역량 등을 제공한다."

    -한국에는 얼마나 자주 오는가?

    "2년에 한번 또는 일이 있으면 1년에 한번 정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