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대형 생보사 인수 마지막 기회‐ 中자본, 판 흔드나
입력 16.05.19 07:00|수정 16.05.19 07:00
5월말 예비입찰 후 3분기 본입찰 예정
국내 금융회사들 '미온적'
"중국 후보만으론 흥행 어려워"
  • ING생명이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매물로 나올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이자 인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점 때문에 매각측은 딜피버(Deal Fever)를 기대하고 있다. 예상 거래가 7000억원 내외였던 현대증권을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1조2000억원 내외에서 인수 경쟁을 했던 이유가 자본금 3조원대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로부터 ING생명 투자안내서(IM)을 받아간 곳은 현재까지 10여 곳으로 이 가운데는 중국의 안방생명보험, 핑안보험, 중국생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국내금융회사다.

    생보업계와 IB업계에선“ING생명 인수에 나선 경험이 있는 KB금융지주와 방카슈랑스 비중이 압도적인 NH농협생명의 포트폴리오 보완을 위한 최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NH금융지주”를 인수 후보로 꼽았다.

    국내 금융사들은 그러나 대체적으로 'MBK파트너스가 낮은 가격에라도 판다면' 이란 조건을 붙이며 아직은 미온적인 모습이다. KB금융과 NH금융의 인수의지나 움직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화생명은 '의향이 없다'는 입장이며 교보생명은 은행업 진출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국내 금융사들이 조선업, 해운업, 철강, 화학산업 등의 구조조정에 대비해 손실 완충 능력을 갖추고 올해를 맞이했지만 구조조정이 전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어 ING생명 인수는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력 인수 후보인 KB금융지주의 경우, 현대증권 인수 후 합병 과제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5위 생보사 경영권을 쥘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해도 국내 금융사들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매각가를 받아내긴 어렵다는 게 IB업계의 평가다.

    안방생명보험이 보고펀드와 동양생명 인수 협상 당시 몇 차례 협상이 중단되는 등의 ‘밀고 당기기’가 팽팽했다. 결국 안방생명이 주식매매 계약서에 서명을 했는 데 그 이유가“한화생명이 동양생명 인수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첩보였다.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안방보험이 한화생명의 참여 가능성을 심각하게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알리안츠생명 매각을 위한 입찰 과정에서 복수의 중국후보들이 있다는 정보가 있었고 실제 JD캐피탈이 참여했지만 안방생명보험은 같은 중국 후보들의 인수 의지와 동향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며“중국 후보들간의 경쟁으로만 이뤄진다면 ING생명 매각가가 MBK파트너스의 기대처럼 높게 형성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미온적이라면 MBK파트너스와 모건스탠리는 중국대 국내의 구도를 깨는 제3의 후보를 찾아야 한다. 보험업 M&A에 정통한 관계자는“ING생명을 순자산가치보다 낮게 산다면 염가매수차익을 통한 증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이나 미국계 보험사들이 나설 수 있지만 참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ING생명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은 5월말에 열린다. 매각 대상은 지분 100%이다. 예비입찰 이후 2개월가량의 실사를 거쳐 3분기에 본입찰을 하고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매각 결과는 4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MBK파트너스의 4호펀드 결성을 위한 펀드레이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3호펀드는 중국의 에이펙스로지스틱스, 홈플러스, ING생명, 네파에 투자했다. 지난달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 인수로 투자자금 대부분을 소진했다. MBK파트너스가 2조5000억원에 ING생명을 매각하면, 상환해야 할 인수금융을 제외하고 2조원 내외를 회수할 것으로 추산된다. 2조원에는 ING생명이 인수목적회사에 실행한 배당,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통한 배당 등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