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12조' 만들어준 면세사업...상장後 제값할까
입력 16.05.30 07:00|수정 16.05.30 14:34
면세사업부 영업가치 전체 93%
경쟁 면세점 두 곳 이달 영업시작…방문객 분산 우려
6000억 매출내던 롯데타워점 영업 종료
  •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12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면세사업부가 기업공개(IPO) 후에도 계속 성장세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월드타워점의 특허가 만료됐고, 신규 면세 사업자가 늘어나 면세사업부의 성장세가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호텔롯데가 자사의 면세사업부 영업가치를 12조원으로 평가했다. 12조9000억원으로 평가한 호텔롯데의 영업가치를 고려하면 면세사업부는 호텔롯데 영업의 '거의 전부'인 셈이다.

    지난해 호텔롯데의 총 매출액 5조1000억원 중 4조3000억원이 면세사업부에서 발생했다. 특히 롯데면세점 소공동점 기여도가 크다. 지난해 소공동점의 매출액은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2조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해 호텔롯데 측은 기업가치 산정에도 면세사업비중을 크게 반영했다. 면세유통비중이 91%를 차지하는 호텔신라를 유사회사로 선정해 면세사업부문의 가치를 평가했다. 22.44배로 호텔신라의 EV/EBITDA 배수를 적용해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의 가치를 12조원으로 산정했다. 전체 영업가치의 9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 호텔롯데가 상장한 후 면세사업부가 지금처럼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 면세점이 새로 개장하면서 고객수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첫번째다. 지난해까지 호텔롯데의 시내면세점 경쟁자 수는 신라면세점, 워커힐면세점, 동화면세점 등 단 3곳이었다. 최근 시내 면세점 선정자 수가 늘어나면서 경쟁사는 7곳으로 늘어났다.

    롯데면세점 소공동점에서 불과 700미터 떨어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지난 18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동대문의 두산면세점도 지난 20일부터 일부 층에 한해 영업을 시작했다. 이전보다 면세점 사업의 경쟁이 심화되면 호텔롯데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시내면세점 경쟁자가 늘어났지만 롯데면세점 지점은 2곳으로 줄어 경쟁력이 약화됐다. 지난해 면세사업자의 특허 만료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을 대신해 신세계면세점과 두산면세점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월드타워점은 소공동점과 인천공항점에 이어 세 번째로 수익이 많은 지점이었다. 지난해 월드타워점의 매출액은 5800억원으로 면세사업부 매출의 13%를 차지했다. 호텔롯데 입장에선 소공동점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호텔롯데는 특허 재취득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은 지난 4월 서울시내에 신규특허 4개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또 월드타워점의 관광객을 코엑스점과 소공동으로 유치하기 위해 해당 영업점 면적을 확장할 방침이다.

    호텔롯데 측은 "공모금액 중 3조원 가량을 국내 면세사업장 확장 및 해외 면세점 신규 오픈 등 면세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