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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경영 투명성 강화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각종 비리와 연루되면서 불명예스럽게 연기됐다. 올해 공모시장 대어 중 하나로 언급됐던 호텔롯데의 상장 실패로 인해 대형사 IPO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 호텔롯데 철회로 'IPO 성수기' 예상못한 '공백'
호텔롯데가 계획대로 상장했다면 올해 상반기 공모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설 예정이었다. 호텔롯데를 제외하고도 올해 상반기 진행됐거나 진행 예정인 거래의 총 규모가 1조1000억원에 달했다. 호텔롯데의 공모가밴드 기준 예상 공모 규모는 최대 5조원 이상이었다.
실제로 올해 IPO 공모 규모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6월말 기준 기업공개에 성공한 기업은 16개(스팩 제외)로 공모규모는 6700억원 수준이었다. 올해는 14일 현재까지 스팩을 제외하고도 20개 기업이 상장했다. 1조423억원 규모로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
다만 ‘IPO성수기’로 불리는 5~6월에는 9개사(스팩 포함)만이 상장했거나 상장한다. 지난해 같은 시기 25개사(스팩 포함)가 상장을 진행한 것과 상당한 온도차가 난다. 이는 호텔롯데IPO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조 단위 규모인 호텔롯데 상장과 일정이 겹칠 경우 청약시 관심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IPO 관계자는 "조 단위 공모규모와 맞물리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돼 청약이 미달될 수 있어 상장 시점을 뒤로 미뤘다"고 언급했다.
상장 예정 기업들이 호텔롯데와의 일정 중복을 꺼리며 일정을 미룬 상황에서 호텔롯데가 일정을 철회하며 큰 '공백'이 생겼다. 성수기인 5~6월을 놓친 게 아쉽지만,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가 예견된 게 아닌만큼 어쩔 수 없다는 게 IPO 업계의 전반적인 기류다.
◇ "올해 사상 최대 IPO 시장 기대감 꺾였다"
또 다른 대형 IPO에 대해서도 시장의 기대감은 한 풀 꺾였다. 특히 대형딜을 주관하는 증권사들 태도가 눈에 띄게 신중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등의 상장을 주관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거래가 끝날 때까진 리그테이블 순위를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내 IPO 시장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만도가 상장한 지난 2010년 약 11조원으로 사상 최대 공모 규모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및 한국거래소는 올해가 이 기록을 깰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 공모를 노리던 호텔롯데의 상장을 기약할 수 없게 되며 6년만의 신기록 수립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호텔롯데의 경우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한 대표주관사 인력이 약 6개월간 호텔롯데 본사에 상주했다. 호텔롯데 IPO 담당자는 롯데그룹만 전담해 다른 기업의 상장 업무는 진행하지 않았다. 인력이 전부인 증권사 입장에선 비효율적인 선택이지만, 최대규모의 IPO인만큼 총력을 쏟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호텔롯데의 주관사라는 이유로 다른 IPO 주관사 경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IB부문 총 수익은 772억원이다. 이중 13% 수준인 약 100억원을 호텔롯데 주관 수수료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물거품이 됐다.
◇ 공모주 펀드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올해 대형 IPO에 대한 관심으로 공모주펀드 규모는 2014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2014년 말 2조3141억원이었던 공모주펀드 규모는 이달 기준 5조원을 넘어섰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공모주펀드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IPO 딜이 나올 때마다 공모주 펀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높아졌다. 운용사 관계자는 “2014년 제일모직과 삼성SDS 상장할 당시 공모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면서 “올해도 그때처럼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큰 변화가 없지만 호텔롯데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자금 유입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상장 실패는 공모주펀드 시장의 제약 요인으로 여겨진다. 공모주펀드의 시장 규모가 늘어났다고 해도 5조원 수준에 그친다. 공모와 사모를 모두 포함한 펀드 규모는 400조로 공모주펀드는 단 2%에 불과하다. 운용사 관계자는 "(상품의) 다양성 차원에서 공모주펀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게 아쉬운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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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14일 14:2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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