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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시멘트업계 재편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됐던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매각은 결과적으로 지배주주만 바뀌었지만 올 하반기 있을 현대시멘트 매각이 다시 시멘트업계 재편의 촉매가 될 전망이다. 과점 체제인 시멘트 시장의 구도상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다. 한앤컴퍼니, 베어링PEA, 산은PE 등의 시멘트 기업 인수와 투자로 이제 시멘트업계는 가격 경쟁이 아닌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지향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인베스트조선은 현대시멘트 매각 전망을 시작으로 달라진 시멘트 시장의 여건, 5년 후 시멘트 시장 재편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유력후보로는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인수에 실패한 한일시멘트가 첫 손에 꼽힌다. 쌍용양회를 사들인 한앤컴퍼니도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인수 경쟁에 참여할 것 가능성이 높다.
범(汎)현대그룹의 움직임은 변수다. 정몽선 전 회장이 현대시멘트를 되찾기 위해 범현대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뛰어들면 PEF뿐 아니라 시멘트 회사들은 인수 전에서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게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시멘트 예상 매각가, 5000억~8000억원
현대시멘트의 예상 매각 가격은 최소 5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매각 금액에 적용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 8~12배를 적용한 결과다. 물론 채권단 내부에선 EBITDA 12배 수준을 원하고 있다. 다만 최근 현대시멘트의 시가총액 4000억원과 채권단의 출자전환 예상 규모 등을 감안하면 7000억원 정도선에서 결정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시멘트 1톤당 벌어들이는 현금 유입 규모는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보다 다소 뒤처진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2014년 말 기준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의 1톤당 EBITDA는 1만6000원을 상회하는 반면 현대시멘트는 1만4000원에 머문다. 매출 및 이익 규모 역시 적다. 쌍용양회나 동양시멘트와 동일선상에서 밸류에이션을 활용하려면 수익 지표 외에 타당한 근거를 갖춰야 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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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핵심, 시장점유율 쟁탈전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매각 가격을 감당할 만한 시멘트 회사는 한일시멘트가 유일하다. 올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2065억원이고 순차입금은 235억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도 47% 수준으로 낮은 데다 유형자산도 1조원에 달해 자금 동원력 측면에서 여유가 있다.
한일시멘트는 시장 지배권 확보를 향한 의지도 강하다. 2009년 2차 시멘트 가격 경쟁을 주도하며 점유율 상승을 꾀했고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인수전에서는 번번이 실패했지만 경쟁자들과 대등한 조건을 제시할 정도였다. 사업적 시너지가 미미하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현대시멘트는 충북 단양과 강원도 영월에 시멘트 공장을 둔 전형적인 내륙사이고 한일시멘트 역시 내륙에서 시멘트를 생산한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과점산업에서 시장 참여자가 줄면 협상력이 커지는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고 했다.
시장점유율이 7% 정도인 아세아시멘트는 입지 확대를 위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다만 인수 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컨소시엄 구성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동양시멘트 인수전에도 한일시멘트와 컨소시엄을 맺은 전례가 있다. 성신양회도 불안정한 재무구조가 인수 추진시 약점이다. 작년 말 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4000억원을 웃도는 반면 현금성자산은 288억원에 그친다. 주채권은행이 현대시멘트와 같은 산업은행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압도적 1위 바라보는 쌍용양회·범현대가 참여도 변수
쌍용양회는 압도적 시장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현대시멘트까지 사들여 30%까지 점유율을 늘려야 재매각 가격도 높일수 있다. 경쟁사에 현대시멘트를 내주면 오랜 시간 지켰던 내수 시장 1위 자리도 잃게 된다. 이는 한앤컴퍼니의 투자회수 측면에서도 부정적 요인이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인수금융으로 거래 금액(8900억원)에 맞먹는 7800억원을 마련했다. 이중 실제 쌍용양회 지분 인수에는 절반만 쓰였다. 남은 금액 중 쌍용양회 유상증자 대금을 제외한 자금이 현대시멘트 인수 용도로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PEF들 중에서는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손에 꼽힌다. 작년부터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M&A에 꾸준히 명함을 내밀며 산업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최근 3호 블라인드(Blind) 펀드 조성을 끝내 새로운 투자처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시멘트 회사 주주만 바뀌었지 진정한 재편은 없었고 향후 4~5년 뒤에 산업재편 시점이 다시 올것”이라며 “이때 삼표나 한일시멘트 등 다른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재매각할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암코의 등장도 예상된다. 다만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이 끝나가고,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만한 명분은 없다.
범현대가의 움직임은 거래 변수다. 만일 정몽선 전 회장이 범현대가와 손을 잡고 인수 의지를 드러내면 현대시멘트 매각 열기는 사그라질 전망이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다른 후보를 능가하는 가격 조건을 제시하면 후보 간 경쟁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PEF의 경우 자금력 부분에선 어느 정도 따라갈 순 있지만 국내 투자활동을 위해선 대기업과의 우호적 관계가 중요해 무리한 시도는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시장 지배권 노려
쌍용양회, 투자회수 위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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