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 지분 사는 NH證, '고객접점 확대 목말랐다'
입력 16.07.29 07:00|수정 16.07.29 07:00
현대證 출자지분 10% 해당하는 250억원 규모
"고객접점 확대…계열사 농협銀 창구에 기댈 수 없어"
  • NH투자증권이 결국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금융투자업계선 NH투자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참여에 나선 이유를 고객군 확대의 한계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은행계 증권사임에도 은행의 고객 접점을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6일 현대증권이 출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법인 K뱅크의 지분을 살 수 있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현대증권이 보유한 예비법인의 지분은 10%, 출자규모는 25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인터파크를 주축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번 K뱅크 지분 인수로 목적을 이뤘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자산관리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디지털 발전에 따른 대응차원에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에 꾸준히 관심을 키워왔다"며 "빅데이터·로보어드바이저에 기반한 종합자산서비스 확대, 통신·금융·유통 등 다양한 주주사간 협업을 통한 신규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NH투자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는 이유가 새로운 상품이나 주주사간 협업보단 '고객 접점 확보'에 관심있기 때문으로 평가한다. 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들은 통합점포 등을 통해 증권업은 물론 보험사 등 다양한 계열사들의 상품을 교차 판매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NH투자증권은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농협금융은 NH농협은행 및 단위농협을 통해 고객을 맞이할 수 있는 점포수가 많긴 하지만 은행차원에서의 프라이빗뱅킹(PB)나 자산관리(WM) 사업분야는 축소하고 있다. PB 및 WM사업을 확장하는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과 달리 NH농협은행은 지주 차원에서 2012년 이후 출범했던 광역시 위주의 PB센터 7곳을 없앤 상태다.

    현대증권이 K뱅크 지분 매각을 위해 꼽은 주요 매수 후보군이 비은행계 금융지주 산하의 증권사와 NH투자증권일 수 밖에 없던 이유다. 고객접점이 부족한 증권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은 점포 유지비용없이 은행이라는 리테일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단 점에서 컨소시엄에 참여할 유인이 있다.

    NH투자증권 이외에도 현대증권으로부터 지분 매수 제안을 받았던 일부 비은행계 증권사들은 산업자본이 주도할 수 없는 현재 형태의 은행법 아래선 실익이 없다는 근거로 매수에 응하지 않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업자본 규제가 완화된 은행법 개정이 언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게 이익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NH투자증권의 경우는 케이뱅크가 아직 사업 구심점이 없는 걸 알지만 고객 기반을 늘릴 수 있는 채널을 미리 확보해 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