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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글로벌 IT기업 오라클은 클라우드 기반 ERP(전사적자원관리) 업체 넷슈트를 93억달러(우리돈 약 10조4900억원)에 사들였다. 2012년 이후 세 번째 클라우드 업체 인수다. 세계 1위 ERP업체 SAP도 일찌감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SAP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매입에 100억달러(한화 약 11조원) 이상을 들였다.
클라우드를 접목한 ERP가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등장하면서 글로벌 ERP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ERP는 재무·회계·인사·생산 등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기업 내부에 서버를 설치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과 서버 구축 없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구분된다.
미국 IT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ERP시장은 연간 6%씩 성장했다.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한 클라우드 ERP로 전환하려는 기업이 늘어난 덕분이다. 노후화된 설비를 교체해야 하는 미국·유럽시장 상황까지 맞물렸다. 올해부터 2021년까지는 매년 9%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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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P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ERP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델텍(2012년)과 유닛4(2013년)를 각각 인수했던 애드벤트인터내셔날, 토마브라보가 대표적이다. 에이팩스파트너스는 2011년 일찌감치 에피코소프트웨어를 20억달러에 인수해 지난달 KKR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33억달러다.
◇ 성장 잠재력 충분한 국내 ERP시장
국내 ERP 시장규모는 2013년 1388억원에서 지난해 2449억원으로 커졌다. 국내 1위 업체 더존비즈온의 성장세가 이를 보여준다. 올 2분기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46% 증가했다.
한 증권사 IT담당 연구원은 “국내와 해외 사업장의 ERP 시스템을 통합·교체하려는 중견기업과 사업 확장에 발맞춰 새로 (ERP를) 설치해야 하는 기업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시장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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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뿐만 아니라 신생기업이 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이 잠재 매출처로 꼽힌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ERP 매출이 전세계 매출의 5%에 불과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등은 기존 고객의 해외사업장 외 순수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반미(反美)성향이 강해 미국회사 제품이 아닌 대체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 ERP업체를 인수·합병하거나 제휴를 맺어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들과 달리, 대기업 계열 ERP 서비스 제공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는 떨어져 있다. ERP 시장보다는 물류(삼성SDS), 중고차판매사업(SKC&C),태양광·전기자동차 셰어링(LG CNS)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그룹 계열사와 해외법인에만 납품해도 나쁠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ERP 사업은 사고만 치지 말자는 생각이 더 강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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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8월 07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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