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인수 경쟁 '판 바뀌었다'
입력 16.08.12 07:00|수정 16.08.12 08:52
현대백화점·CJ·SK·유니드 AJ네트웍스·바디프랜드·中 메이디 '출사표'
IMM PE·CVC·TPG·칼라일도 LOI 제출
"대기업 중심 경쟁구도 형성 예상…PEF 경쟁력 낮아"
  • 동양매직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예상보다 더 많은 전략적투자자(SI)들이 등장했다. CJ그룹과 SK네트웍스, OCI계열 유니드 외에 현대백화점이 출사표를 냈다. 안마의자로 유명한 바디프랜드도 인수 의향을 밝혔다. 해외 기업으로는 중국 가전업체 메이다가 가세했다.

    글랜우드-NH PE와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11일 마감한 예비입찰에는 이같은 전략적투자자(SI)외에 AJ네트웍스가 스탠다드차터드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참여했다. 대만 폭스콘은 참여하지 않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PEF)들보다 오히려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웨이 인수는 부담스러운 기업들이 동양매직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매각전은 SI보다는 재무적투자자(FI)의 경쟁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FI로는 IMM프라이빗에쿼티, CVC캐피탈, 배인캐피탈,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칼라일그룹,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인수 의향을 밝혔다.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인수 의향을 제출하지 않았고, 의향을 밝힌 FI 중에는 실제 인수 의지보다는 동양매직 및 렌탈 산업 등에 대한 업종 확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곳도 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주목할만한 경영권 인수 거래가 없기 때문에, 국내외 PEF들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며 "어피니티는 과열 경쟁을 우려해 한발 물러섰다"고 말했다.

    SI들은 각자의 시너지를 내세우고 있다. CJ그룹은 이미 확보한 두터운 고객층을 통해 확장 여력이 풍부하고, 기존 사업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논란에서 비켜서 있다. SK네트웍스는 자동차 렌탈에서 생활가전 렌탈 및 판매로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유니드 역시 사업 확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 매각측이 그간 렌탈업을 하는 기업에게는 인수 기회를 제한하겠다고 알렸던 점을 고려했을 때, 현대백화점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은 다소 의외다. 매각측과 사전 교감이 없고서는 어렵다. 현대백화점은 2014년 동양매직 인수전 당시에도 글랜우드-NH PE와 경쟁했고, 현재 렌탈 사업도 하고 있다. 매각측이 현대백화점에 어느 선까지 인수 기회를 열어줄 지 지켜볼 부분이다.

    바디프랜드의 참여는 예상 밖이다. 바디프랜드가 정수기 렌탈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고 동양매직과 겹치는 사업군이 없는 점, 바디프랜드가 동양매직을 인수할 경우 오히려 생산 기지와 애프터서비스(A/S)망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중국 메이디가 참여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전반적인 경쟁 구도가 SI 중심인 가운데, PEF들이 SI를 넘어설 지 주목된다. KT렌탈 인수 경쟁 당시 어피니티가 초반 치고 나갔지만 최후 승자는 롯데그룹이었다.

    재매각을 해야하는 PEF 입장에선 동양매직 렌탈 부분을 곰곰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렌탈 자산을 유형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현금창출력 판단에 따라 기업가치가 최소 1000억원에서 2000억원까지 벌어진다. [관련기사 : 동양매직, 사모펀드(PEF)에 매력적인가]

    동양매직 렌탈 성장세가 가팔라, 가전부문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으로 자본적지출(CAPEX투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렌탈 성장세가 완만해질 때까지 지속적인 외부자금 유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FI보다는 신용등급이 높은 SI들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한 PEF 관계자는 "시장에서 5000억원 내외로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지만 CAPEX 투자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현재 주어진 정보만으론 기업가치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매각측은 빠르면 16일에 본입찰적격후보(Short List)를 선정해 예비입찰자들에게 통보하고 5주 내외의 실사 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