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금융, 코코본드 '금리가 고민'
입력 16.08.19 07:00|수정 16.08.19 07:00
비상장 금융지주 첫 발행 준비
실적 악화로 조달비용 상승
"투자자들 프리미엄 요구할 것"
  • 농협금융그룹이 비상장 금융지주 최초로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을 고민하는 가운데 조달비용이 고민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30일 은행법 개정으로 농협은행도 기본자본(티어1)으로 인정받는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금융지주법은 개정 중으로 농협금융지주도 이르면 오는 10월 이후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다. 후순위채는 보완자본(티어2)에 포함돼 총자본비율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은 기본자본(티어1)으로 인정돼 자기자본비율에 영향을 준다.

    빅배스를 선언한 농협금융에 코코본드는 자기자본을 높일 최적의 방법이다. 지속적으로 비상장 금융지주도 발행을 허용해 달라고 라고 요청한 배경이다.

  • 농협금융의 자기자본확충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본자본비율이 11.06%에서 올 2분기 10.44%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대비 1.24%포인트 하락했다. 자기자본비율이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인 우리은행과 비슷해졌다.

    코코본드 발행시 문제는 금리라는 지적이다. 투자자가 예상보다 높은 금리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악화한 실적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농협금융은 올해 말까지 최소 1조7000억원의 대손비용을 쌓는 빅배스를 계획하고, 상반기에만 1조3600억원을 적립했다. 결과는 2000억원대 적자로 오는 3분기 실적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특수은행이지만 정부의 지원가능성은 크지 않다. 농협금융 역시 조선·해운 관련 여신 규모가 크지만, 논의 중인 자본확충펀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만 지원하게 된다.

    국내 유일한 비상장 금융지주·은행인 것도 불리하다. 농협금융지주의 모회사인 농협중앙회는 1200여개 단위농협이 출자한 폐쇄적인 지배구조다. 그간 시장과의 소통이 활발하지 않았고, 상장사 대비 공개된 자료도 제한적이다.

    티어1 코코본드의 조달비용은 5~7%대다. 국내에선 2006년말 기업은행이 최초로 6000억원 규모를 6.36%에 발행했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 5억달러 티어1 코코본드를 5%에 발행했다. 2014년 이후 발행한 도이체방크나 HSBC 등의 티어1 코코본드 금리는 6~7% 초반이다.

    한 은행관계자는 "농협이 티어1 코코본드를 보통주자본을 높일 목적으로 발행한다면 적어도 5000억에서 1조원은 돼야 효과 볼 것"이라며 "은행과 지주 차원에서 여러번에 걸친 발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 악화는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