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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을 맞이해 올 하반기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증권이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합병 전 리스크 체계를 재정비한 결과 올 상반기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한 편이었다.
KB금융그룹에 인수된 현대증권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5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35억원에 이른다. 지난 1년간 분기별로 5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냈던 전력을 고려하면 상당한 실적 악화다. 특히 트레이딩부문에서 4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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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운용에서 손실을 낸 이유는 운용 전략의 문제가 아니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채권운용수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손실의 배경은 2분기 중 주가연계증권(ELS) 평가방법을 변경했기 때문이었다.
평가 기준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적용했고, 이로 인한 손상차손이 회계처리되면서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감소한 것처럼 보여진 것이다. KB금융지주의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맞추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현대증권은 오는 11월 KB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현대증권은 또 지난 상반기 현대그룹 계열사 지분 역시 일부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현대증권 측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아산 등 현대그룹 계열사 지분 자산 등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지난 2분기부터 합병 대상인 KB투자증권의 리스크관리팀이 아닌 은행 리스크관리팀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다. 은행과 증권이 바라보는 리스크 기준이 다르다보니, 기존 현대증권이 벌인 사업을 보수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증권이 높은 수익을 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게 현대증권 안팎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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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도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약 3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미래에셋대우의 실적 감소는 IB부문의 실적 저하와 ELS 운용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파생결합상품의 발행이 침제됐고, 조기상환규모가 줄었다"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여파로 운용 환경도 비우호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120억원 규모의 성과보수를 반영해 판매관리비가 늘어났다. IB부문은 합병으로 인한 영업 부진과,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무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ELS의 규모가 올 상반기 대폭 줄었다는 점은 눈에 띄는 지점이다. 지난해 3분기 2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ELS 신규발행규모는 상반기 말 기준 1조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반면 7400억원규모였던 DLS(파생결합증권)는 1조원 규모까지 늘었다.
미래에셋대우의 이같은 기조 변화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전부터 "미래에셋대우의 ELS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지적하며 규모 축소를 시사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 전 ELS 물량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ELS 신규 발행 규모는 전체 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ELS 신규발행잔고를 올해 들어 1조원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4분기만 해도 3조원까지 신규발행량을 늘린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11월 합병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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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8월 21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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