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로젠택배 매각 새국면, 중심에는 '칼라일'과 'JP모간'
입력 16.09.07 07:00|수정 16.09.07 11:32
[Weekly Invest] '제3의 후보' 칼라일그룹 등장으로 인수전 중심축 이동
기존 인수후보들 불만도 고조
JP모간, 로젠택배 매각 칼라일·매일유업 컨소 인수 자문
  •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국면이 비슷하다. 한국맥도날드와 로젠택배 매각은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을 불과 보름 정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인수 후보가 등장했다. 인수후보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기존 후보들이 인수 의향을 철회할 의사를 밝히는 등 매각 경쟁이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더 공교로운 점은 이 같은 국면을 만들고 있는 인수 후보, 그리고 관련 투자은행(IB)도 동일하다는 점이다.

    ◇ 로젠택배 매각, 칼라일 등장 후 기존 후보 이탈 움직임

    CVC캐피털파트너스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간 양자 경쟁 구도였던 로젠택배 매각은 8월 초, 칼라일그룹의 참여로 3파전으로 바뀌었다. 모양새는 글로벌 PEF간의 전격적인 로젠택배 인수전이 됐지만 속내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상반기에 이어 또 매각 진행이 삐걱거리고 있고 매각 진행 상황에 인수 후보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한 후보를 초대한 후 그 후보를 지렛대 삼아 또 다른 후보를 끌어들여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구속력이 각서는 없었기 때문에 JP모간이 칼라일그룹을 로젠택배 인수전에 뒤늦게 참여한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명분은 없지만 칼라일그룹에 이어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도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소문이 도는 등 인수경쟁 구도가 갈수록 어지러워지고 있다"며 "매각 경쟁을 불러일으켜 매각가로 4000억원 이상을 받고 싶은 의도는 알겠지만, 프로페셔널한 진행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IB업계 일각에선 CVC캐피털이 매각 측의 진행에 실망해 인수 의향을 접고 동양매직 인수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어피니티 역시 9월말 이후 본격화할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과 현대카드 지분 인수 등으로 방향을 틀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인수 후보 등장이 오히려 매각 열기를 꺼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젠택배 매각 측은 칼라일그룹이 뒤늦게 참여한 점 등을 고려해 본입찰 시기를 9월 중순 이후로 늦췄다.

    ◇한국맥도날드 매각, 칼라일그룹 등장 후 기존 후보 불만 고조

    CJ그룹과 KG그룹·NHN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이하 KG컨소시엄) 경쟁으로 진행되고 있던 한국맥도날드 매각에도 제3의 후보가 등장했다. 한국·중국·일본 맥도날드를 함께 인수 추진하고 있는 칼라일그룹은 한국맥도날드 인수 파트너로 매일유업과 손을 잡았다. 제3의 후보 등장에 놀란 곳은 KG그룹과 NHN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이다. CJ그룹이 '인수 시너지가 낮고 맥도날드글로벌이 요구한 인수 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발을 빼는 상황에서 칼라일그룹 컨소시엄 등장으로 다시 경쟁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KG그룹 컨소시엄은 칼라일그룹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은 매일유업을 한국맥도날드 인수 후보로 포함시킨다는 점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로젠택배 매각처럼 이 부분을 문제 삼긴 어려워 보인다. 이번 매각은 한국·중국·일본을 묶어 인수하는 후보에게 우선 인수권을 주되, 이 방안이 실패할 경우 개별 매각을 하겠다는 원칙을 후보들에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IB업계에선 로젠택배 매각 양상처럼 새로운 인수 후보 등장이 기존 인수후보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한 거래관계자는 "맥도날드 측이 로열티를 최대 8%까지 요구하고 연간 신규 매장 출점수도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붙이는 등 불합리한 조건을 MFA(Master Franchise Agreement)에 수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협상을 통해 이같은 조건에 대한 절충점을 찾은 시점에 새로운 후보가 등장해 감정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글로벌은 빠르면 추석 전후에 한국 또는 한·중·일 3국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시선을 끄는 부분은 JP모건과 칼라일그룹이 로젠택배와 맥도날드 매각에서 겹친다는 점이다. 칼라일이 한국 파트너를 찾던 중에 JP모간이 매일유업을 연결해줬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로젠택배 매각 자문 담당자와 매일유업 매수 자문 담당자가 같고 칼라일그로쓰가 매각하려다 실패한 약진통상도 담당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