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인수자, 칼라일·매일유업으로 기울었다"
입력 16.09.09 07:00|수정 16.09.19 09:57
"매일유업·칼라일컨소, 한국사업에 6000억 내외 평가"
매일유업 컨소시엄, KEB하나은행에서 자금조달 예정
KG·NH컨소시엄 '무리하지 않는다' 원칙
추석 연휴 전후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망
  • 한국맥도날드 매각 전이 세계적인 사모투자회사 칼라일그룹(Carlyle Group)과 매일유업 컨소시엄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매일유업 투자금액이나 조건, 이름값 등에서 KG그룹·NHN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에 앞선다는 평가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최대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맥도날드 운영권을 갖게될 매일유업이 확보할 지분 규모가 51%라면 칼라일-매일유업 컨소시엄은 한국맥도날드를 최대 6000억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금액이 현재가치인지, 마스터프랜차이즈계약(MFA) 등을 반영한 값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상당히 높은 가격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칼라일-매일유업 컨소시엄은 JP모간이 매수를 주관하고 있고, KEB외환은행이 인수금융을 주선하기로 했다.

    KG컨소시엄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한국맥도날드를 6000억원으로 평가한다면, KG컨소시엄은 물론이고 다른 후보들도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라며 "KG컨소시엄도 완주하겠지만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KG컨소시엄은 우리은행·미래에셋증권 등이 인수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KG컨소시엄과 경쟁했던 CJ그룹은 발을 뺐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 매일유업이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나선 배경은 사업 시너지 뿐만 아니라 사세 확장 차원이다. 매일유업은 우유와 치즈 등을 한국맥도날드에 납품하고 있다. 사업적으로는 우유 생산에서 다각화해 2007년부터 이탈리아 식당 더키친 살바토레,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 등을 비롯해 폴바셋도 운영하고 있다.

    매각자가 요구한 조건에서도 칼라일 컨소시엄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맥도날드글로벌은 '전략적 투자자를 찾는다'에 방점을 찍고 재무적투자자에게 SI를 확보해 후 인수전 참여를 요구했다. 중국·홍콩·한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을 동시에 인수할 후보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칼라일그룹은 중국에선 중신그룹과 손 잡고 3개국 맥도날드 사업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ADT캡스 매각 때도 국내 PEF들이 인수에 나섰지만 매도자인 미국 타이코가 '이름이 익은' 원매자를 선호했다"며 "맥도날드 본사 입장에서 보면, KG그룹 컨소시엄보다는 거래관계에 있는 매일유업, 칼라일그룹이 더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TPG(텍사스퍼시픽그룹)다. 북경수도농업과 함께 중국·홍콩 등 맥도날드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TPG는 국내에서도 그간 오리온·동원그룹 등 주요 식음료 기업에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해왔다. 오리온은 지난해 TPG와 홈플러스 인수를 논의하기도 했다.다만 대상 기업들 TPG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고 한국맥도날드 인수 관계자들 역시 "TPG와 손잡은 한국 SI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관계자는 "TPG는 중국과 홍콩에 집중하고 있고, 칼라일그룹은 한국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주 중 나올 전망이다. 지난 4월 전략적투자자를 찾는다는 발표를 통해 매각을 공식화한 후 6월 예비입찰을 실시했고 현재 막바지 MFA 협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주관사는 모건스탠리다. 맥도날드는 우리나라·중국·홍콩에 매장 2800곳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85%는 중국과 홍콩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