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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롯데그룹의 외형확장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끊임없는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확장해 온 롯데 입장에선 성장 엔진이 사실상 멈춘 셈이다.
그룹의 주축인 유통과 화학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지게 됐다. 결국 경영권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 그룹을 책임져야 할 상황이다다.
유통업 전반의 실적이 감소세라는 점, 화학 업황 변동성이 점차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력 계열사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롯데쇼핑은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실적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쇼핑 각 사업부의 매출 증가 폭은 편의점을 제외하고는 전부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유통업이 구조적 침체에 빠진 탓이 가장 컸고, 각 사업부의 비용구조를 통제할 여력이 회사 내에 없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형마트의 손실도 계속됐고 신규 면세점, 호텔롯데 상장 등 성장 동력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외형 확장 경쟁에서도 경쟁사들에 뒤쳐지기 시작했다. 올해 각각 하남과 판교·송도 등지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개점한 신세계그룹·현대백화점과 달리 롯데쇼핑은 복합쇼핑몰 개점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복합쇼핑몰 부문을 실적 부진의 돌파구로 보고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해외사업은 골치거리다. 중국사업은 지난해 기준으로 롯데쇼핑 연결기준 차입금(금융부문 제외)의 13%에 달하지만, 전략 부재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사업 실적을 수년째 발목 잡고 있는 중국사업을 통제할 주체들이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수익성 관리가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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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힘을 실은 화학사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삼성 화학사업 인수로 외형을 대폭 확장하는 동시에 업황 호황 효과에 실적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변동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 한 해 수준과 맞먹을 정도의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중국수요나 업황 변화로 뒤집힐 가능성이 열려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고민하는 시점이었는데 바로 이런 때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그룹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실상 경영 공백이 생겼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북미 지역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액시올사 인수는 철회됐지만, (그룹 지배구조 이슈와 관계없이) 하반기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을 이끌고 갈 주체는 없고, 의존도가 높은 사업은 업황이 하락세이거나 변동성이 커졌다. 그만큼 롯데그룹의 실적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오너 리스크로 형성된 그룹 내 부정적인 기류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과 주력사들의 실적 불확실성 해소 속도도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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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9월 13일 11:40 게재]
투자 '제자리걸음'에 주력사업 유통·화학에 기대야
유통은 하락세·화학은 업다운 사이클 커져
업황변동성 따라 그룹 실적 불확실성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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