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승계의 열쇠 'CJ올리브네트웍스', 몸집 키운다
입력 16.09.22 07:00|수정 16.09.26 13:49
[Weekly Invest] 오너가 2세들 지분 상당량 보유
'CJ올리브', 기업가치 제고 핵심
매출 비중 큰 올리브영 역할 중요
중국·동남아 등 해외 진출 확장
  • 국내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 시장에서 CJ 올리브영은 독보적인 존재다. GS의 ‘왓슨스(Watsons)’, 롯데의 ‘롭스(LOHB’s)’, 신세계의 ‘분스(BOONS)’와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가 분스를 접고, 영국의 ‘부츠(Boots)’를 가져오기로 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국내에서 여전히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하고 있고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런 올리브영이 속한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 오너가(家) 2세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스레 CJ그룹 승계 이슈의 ‘키’로 꼽힌다. 승계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CJ그룹 오너가 2세들은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분 보유율이 미미하다. 하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은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12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 보유 지분 14만9667주(지분율 11.4%)를 장남 이선호씨와 장녀 이경후씨, 그리고 조카 2명에게 증여했다. 이 회장으로부터 지분 11.3%를 이미 증여 받은 이선호씨 지분율은 15.8%로 증가,  CJ㈜의 76%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추후 경영권 승계에 돌입할 경우 2세들이 지주사인  CJ㈜의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들이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이 CJ㈜ 지분으로 교체될 방안이 유력하다. ▲CJ㈜ 주식 증여 후 CJ올리브네트웍스로 상속 증여세 지급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 후 CJ㈜ 지분 일부 증여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합병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결국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2세들이 더 많은 CJ㈜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 제고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얘기다.

    이미 이 작업은 시작됐다는 평가다.

    방송송출대행업을 영위하는 CJ파워캐스트는 광고매체 판매, 광고영화 및 문화영화 제작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합병한다. 이후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파워캐스트 지분 100%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지분 100%를 보유한 이재환 대표가 CJ올리브네트웍스 2대 주주(20.51%) 자리에 오른다. 이재환 대표는 이재현 회장 동생이다.

    지난해 기준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CJ파워캐스트 실적 합산은 매출액 1569억원, 영업이익 246억원, 순이익 193억원이다. 지난해 1조1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CJ올리브네트웍스 입장에선 연간 매출 규모가 15%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승계작업의 발판이 될 CJ올리브네트웍스로 역량이 모이고 있다”며 “계열사 흡수합병, 자회사 편입 등을 통해 올리브네트웍스 몸집을 키워 기업공개(IPO) 등에 대비한 기업가치 제고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 동시에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결국 올리브영의 매출과 이익을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한 카드로 올리브영의 해외시장 개척이 준비되는 모습이다.

    이미 진출해 있는 중국 외에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가 주요 타깃이고, 미국도 거론된다.

    올리브영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에 육박한다. 지난해말 전국 550여개 매장을 보유한 올리브영은 올 2분기에 639개로 늘렸다.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압도적이다.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 시현이 무난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는 당분간 흔들릴 기미가 없다. 드러그스토어에 대한 시장 전망도 나쁘지 않아 유통업계 전반으로 외형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 외형 성장의 한계에 곧 직면하게 된다. 기업가치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결국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고, 바로 해외 시장 개척으로 귀결된다.

    올리브영은 2013년 중국 상해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5호점을 오픈했다. 중국에서 외형 확장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실패 사례처럼 중국에서 유통 플랫폼이 자리잡기는 어렵다”며 “올리브영 역시 현재 매장이 영속할지, 그리고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래서 관심을 돌리는 곳이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중국 시장 진출 자체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 진출하기 위한 발판 역할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과 CJ프레시웨이가 베트남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고, CJ CGV가 동남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등 계열사들의 동반 진출과 맞물리면서 그룹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의 소비층은 젊고, 또 이곳에서 한류로 인해 K뷰티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며 "올리브영은 K뷰티 제품들을 판매하는 유통 플랫폼 역할을 함으로써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CJ는 올리브영의 미국 진출 가능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CJ E&M이 개최한 K팝 콘서트 'K콘(KCON)'에서 K뷰티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도가 높아졌음을 확인하면서다.

    재계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에 CJ올리브네트웍스가 IPO를 추진하게 될 경우 단순히 승계 발판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앞으로 어떻게 기업가치를 끌어올릴지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결국 올리브영의 해외 시장 개척, 그에 따른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