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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초대형투자금융회사(IB) 육성 방안 발표 이후, 대형 증권사들이 자본확충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 안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외국환거래도 허용된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를 고려했을 때 증자는 독이 될 수 있고 그렇다고 인수합병(M&A)을 하자니 실익이 적다는 판단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증자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는 곳은 대형 합병 증권사들의 등장으로 자기자본 순위가 밀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당사자들은 '공식적으로 논의할 수 없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양사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발표 이후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방법이나 규모, 시점 등 구체화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입장임에도 증권사들이 고심하는 이유는 수익성 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자기자본은 확대되지만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져 실적 개선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증권사의 ROE는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13%에 육박했던 한국투자증권의 ROE는 올해 상반기 기준 8%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11%를 기록했던 삼성증권의 ROE 역시 올해 5.5%로 낮아졌다. 자기자본 변화가 없는 증권사의 ROE가 감소했다는 것은 지난해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의미이다.
상장한 증권사 역시 주주의 눈치를 보고 있다. 최근 증권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이하로 떨어졌다. 9월 말 기준 NH투자증권은 0.66배, 삼성증권은 0.69배를 기록했다. 1배를 넘는 증권사는 키움증권이 유일하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증자를 진행할 경우 주가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유상증자보다 M&A를 권장하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6월 증권사가 대형사로 성장하기 위해선 유상증자보다 M&A를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증권시장 역사상 진행된 M&A는 자기자본 증가 외엔 큰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15년동안 진행된 증권사 M&A 사례 13건을 분석한 결과, 합병 증권사의 자본 규모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업계 전반의 수익성 지표에선 미미한 개선효과 보였다. 자본시장연구원은 M&A 발생년도 전후 각 5년간의 재무제표를 비교분석했다.
증권업 M&A는 증권사 규모의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권사의 총부채성장률과 총자산성장률은 M&A 이후 15% 이상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익성 지표인 ROE, 영업이익률 등에서 개선효과가 나타나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ROE의 경우 M&A전 증권사 평균이 -4%를 기록했다면 M&A 이후 -2.9%로 소폭 증가했다.
M&A후 증권업 차입금 비중은 확대돼 전반적인 안정성도 약화됐다. 증권업 평균 총자산 대비 차입금은 -4.7%였으나, M&A 이후 0.3%로 증가했다.
이같은 고민 속에서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확충 방안은 올해 말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증권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자본규모가 3조5000억원 수준인 삼성증권의 경우 4조원까지 필요한 금액이 크지 않아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자기자본 확충 방안을 이르면 다음달 결정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유상증자도 현재 고려 중인 사안이며 10~11월경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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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03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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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 관리·낮은 PBR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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