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돈 'AJ렌터카'...동양매직 인수 전제
입력 16.10.10 07:00|수정 16.10.10 08:05
[Weekly Invest] 주가 6일 연속 상승…AJ네트웍스 "매각 진행 없다"
동양매직 인수 불발로 당장 매각 필요성 사라져
렌터카 시장 다자간 경쟁 치열 "AJ렌터카 매물화 가능"
수익성 지표 악화·시장점유율 하락
SK네트웍스, 한국타이어, 롯데렌탈 등 인수 후보로 거론
  • AJ렌터카 매각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대주주인 AJ네트웍스는 ""동양매직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나온 뜬 소문이다"라는 입장이다.

    그간 9000원 내외였던 AJ렌터카 주가는 지난 29일 이후 연일 상승해 1만2000원까지 올랐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주 이유로 AJ렌터카 매각설을 꼽았다.

    소문은 구체적이다. AJ네트웍스가 매각가로 지분 100% 기준 5000억~6000억원을 원하고 있고, SK네트웍스가 인수 검토에 나섰고 한국타이어그룹도 뛰어들 예정이며 한 외국증권사를 자문사로 선임했다고 했다.

    AJ네트웍스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AJ렌터카 지분 39.8%를 보유하고 있다.

    AJ네트웍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각설은 이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로, 동양매직 인수와 연관지어 다시 매각설이 나온 듯하다"며 "연결 기준 AJ네트웍스의 매출 60%에 이르는 회사를 팔면 어떻게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예가로 거론된) 5000억~6000억원은 동양매직 인수 가격 때문에 나온 숫자인 듯하다"고 말했다.

    매각설에 대해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동양매직 인수를 전제로 논의가 됐었다"고 전하고 있다.

    AJ네트웍스 컨소시엄이 동양매직을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AJ렌터카를 매각하는 방안까지 고려했다는 것이다. 동양매직 매각자인 NH-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 자금 증빙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동양매직 인수 실패로 당장 렌터카 사업을 매각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매각설이 뒤늦게 흘러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AJ그룹 고위 관계자도 "현재 진행 중인 매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럼에도 매각 추진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렌터카 시장이 대기업 중심의 다자간 경쟁 구도로 바뀌면서 AJ렌터카의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이 하락하는 등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어서다.

    2012년 말과 2016년 상반기말, 렌터카 기업들의 등록 차량 대수를 보면 롯데렌탈은 7만2700대, SK네트웍스는 4만4100대가 증가했지만 시장점유율 2위 AJ렌터카는 2만2270대 느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SK네트웍스의 시장점유율은 4.90%에서 10.26%로 상승해 AJ렌터카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롯데렌탈은 22.40%에서 24.87%로 달아났다. AJ렌터카는 14.73%에서 11.79%로 하락했다.

    수익성도 후퇴했다. 2012년 매출액 3730억원 당시 영업이익이 442억원이었지만 2015년에는 510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408억원에 그쳤다. SK네트웍스와 롯데렌탈 을 비롯해 여신전문업체들이 저금리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하면서 장기렌탈 수익성이 업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중고차 매매가격은 주춤한 반면 영업 비용이 늘었다.

  • 이런 가운데 신용등급이 낮은 AJ렌터카는 차량 구매를 위한 자금 조달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SK네트웍스가 3년만기 채권을 발행하면 연 1.73% 정도의 이자를 내면 되지만, AJ렌터카는 3.20%를 줘야 한다. 연간 1.5%포인트는 수익성을 포기하거나 다른 비용 절감으로 만회하고 있다.

    한 렌탈회사 고위관계자는 "렌터카 시장이 규모 경쟁으로 바뀌면서 AJ네트웍스가 올해 초에 매각 방안을 검토했었다"며 "AJ그룹에서 렌터카를 대체할 사업을 찾으면 곧장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매각이 진행된다면 강력한 인수 후보로는 SK네트웍스가 첫 손에 꼽힌다. AJ렌터카를 인수시 단순 합산 시장점유율은 22.05%로 롯데렌탈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한 재계관계자는 "지난해 KT렌탈 인수에 실패한 후 SK네트웍스 내부에서 AJ그룹에 렌터카 사업 인수 의향을 밝힌 적이 있고 지금도 인수 의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SK네트웍스가 인수에 나서면 롯데렌탈도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도 인수 후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