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T펀드, M&A-세컨더리 출자사업 예상 밖 '흥행'
입력 16.10.13 07:00|수정 16.10.13 07:00
운용사 수 및 출자금액 늘려 재공고
중기특화證 1곳 포함 총 2곳 선정할 듯
투자처 발굴 남은 숙제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M&A-세컨더리펀드' 출자사업이 예상 밖 흥행을 거뒀다. 한 곳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지난 6월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주목적 투자대상이 소프트웨어·IoT(사물인터넷)·빅데이터 산업 등 10대 K-ICT전략사업에 한정돼 있어 투자처 발굴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IT펀드(KIF)를 운용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지난 6일 M&A-세컨더리펀드 위탁운용사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유안타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중기특화증권사 2곳과 송현인베스트먼트·KB인베스트먼트·케이앤투자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탈(VC) 업체 8곳이 관심을 보였다.

    KOTA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KOTA 관계자는 "지난 출자 사업이 무산된 뒤 사전에 시장 반응을 파악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다"며 "선정 운용사 수 및 출자비율 등을 조정했던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출자사업에서 한국IT펀드의 출자비율을 기존 50%에서 60%로 올렸다.  선정할 운용사 수도 한 곳에서 두 곳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선정된 운용사 두 곳은 각각 170억원의 KIF 출자금을 포함, 최소 283억원씩 총 566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결성하게 된다. 상반기 사업에서는 한 곳의 운용사가 KIF에서 받은 출자금(365억원)을 포함해 총 73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야 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브 출자자로 참여했던 기관들 대부분이 출자사업을 주도하면서 메인 출자자 외 출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VC들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며 "이번 KIF출자에선 출자비율을 늘리고 펀드 규모를 조정해 운용사의 출자자 확보 부담을 낮춰졌기 때문에 제안서를 접수한 곳이 예상보다 많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중소기업특화증권사(중기특화증권사)의 신기술사업금융업 겸영을 허용한 점도 영향을 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6곳의 중기특화증권사를 선정하고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록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이들 증권사도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를 결성할 수 있게 됐다. KIF 출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출자사업에 참여한 한 VC업체 운용역은 "이번 출자사업에선 중기특화증권사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M&A-세컨더리 분야가 아무래도 증권사에 유리한 분야인 만큼 증권사 1곳, VC업체 1곳을 선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제안서 접수는 일단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펀드 결성 및 운용까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VC업계 관계자는 "세컨더리 분야에 대한 LP들의 이해도와 수요가 예전보다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측면도 분명 있다"며 "KIF펀드의 경우 소프트웨어·IoT(사물인터넷)·빅데이터 산업 등 10대 K-ICT전략사업 등으로 주목적 투자대상(결성금액의 60%)이 한정돼 있는데, 최근 IT분야 투자가 예전 만큼 활발하진 않은 분위기라 투자처 발굴이 남은 숙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KOTA는 1차 심의(계량평가 및 현장실사)와 2차 심의(비계량평가)를 거쳐 10월 하순 최종 운용사 선정결과를 발표하고, 연내 2개 펀드 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