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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바이오·제약 벤처업체들의 국내 VC(벤처캐피탈)투자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지역 매출처를 확보하면서 우호 세력을 만들고자 하는 해외 바이오·제약 벤처업체들과 국내 바이오·제약업체의 높아진 몸값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VC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영국 함암제 개발업체 셀레론 테라포틱스는 임상 2상 진행을 위해 국내 VC업체인 한국투자파트너스·NHN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700만달러(한화 약 80억원)를 투자 받았다. 3월엔 이스라엘 바이오의약품 개발업체인 KAHR메디컬이 DSC인베스트먼트·미래에셋벤처투자·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바이오벤처 2곳과 호주 제약업체 1곳이 국내 VC업체의 투자를 받았다.
해외 바이오·제약업체들이 국내 VC투자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으로 분석된다.
한 VC업체 운용역은 "국내 대형VC들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 내 사무소를 설치해 중국투자를 집행했기 때문에 중국 내 네트워크가 견고하다"며 "해외 바이오업체들은 국내 VC들이 부족한 감은 있더라도 아시아권에서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바이오·제약시장 규모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2015년 시장규모는 약 126조원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는 최소 17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2020년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2~3%만 확보해도 5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빅5 병원'과의 관계 형성도 고려했다.
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 등을 위해 필수적으로 임상 실험을 수행해야 한다. 결국 질환별로 다양한 환자 케이스를 확보해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 빅5 병원만 한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상급종합병원 대비 국내 빅5 병원의 환자 점유율은 34.7%다. 장기적으로 빅5 병원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VC들의 투자성향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국내 VC들은 상대적으로 당장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급박하게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이 드물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해외 바이오·제약 벤처들에 있어 한국 벤처 투자자들은 '백기사'로 통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국내 VC에 최소 500만달러(약 55억원)의 투자금을 요청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해외 바이오벤처의 경우 대개 500만달러를 투자하면 투자자는 이사회 1석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자들에 의해 회사가 좌지우지 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년간의 바이오·제약 투자 이력을 보유한 VC업체 운용역은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VC들의 경우 투자한 업체의 실적이 지지부진하거나 임상이 한 차례 지연되기만 하면 가차없이 투자자를 모아 CEO를 해임하거나 지분을 매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국내 VC들은 투자한 업체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우선적으로 현 경영진에 시간을 주어 해결하는 방법을 택하기 때문에 (해외 바이오·제약벤처) CEO들은 한국 투자자를 유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 국내 바이오·제약업체들의 몸값(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져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던 국내 VC들과 해외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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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23일 09:00 게재]
해외 바이오·제약업체, 국내 VC투자 '속속' 유치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중국시장에 국내 빅5병원까지
경영 안정성 중시하는 韓 투자성향…'백기사' 확보 차원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중국시장에 국내 빅5병원까지
경영 안정성 중시하는 韓 투자성향…'백기사' 확보 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