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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각 그룹들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인 주인 없는 회사인 포스코 역시 자유롭지 않다. 과거 정권들을 거치며 이미 수차례 비리에 연루된 바 있는 포스코는 이번 게이트에서도 역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내년초 회장 임기가 만료하는 상황에서 '정부 레임덕'이 '포스코 레임덕'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포스코그룹이 처음 언급된 건 '포레카' 매각 건을 두고서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포스코가 10억원(지분율 100%)을 투자해서 만든 광고 대행사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대표적인 사례로 광고업을 꼽았고, 포스코는 해당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수차례 매각이 추진됐지만 매번 실패했다. 2015년에 이르러서야 '컴투게더'라는 새로운 주인을 찾게됐다.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부분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 CF 감독측이 컴투게더 대표에 컴투게더 지분 80%를 넘기라고 압박했다는 내용이다. 포레카 매출의 상당 부분이 포스코그룹에서 나오기 때문에 컴투게더를 넘겨받음으로써 이들이 이득을 취하려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차 감독측은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할 것"이라며 컴투게더측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본사 경영진들이 최순실측과 직접 접촉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 황은연 사장 등 임원진들이 최순실씨 소유로 추정되는 '더블루K'재단 관계자들과 문자·전화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황은연 사장과 더블루K 재단 관계자와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날짜가 2월25일인데, 이에 앞선 2월1일 부사장(경영지원본부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도 등기임원에는 배제되었다.
결과적으로 황은연 사장이 포스코 등기임원에 배제된 직후 정권 비선실세인 최순실과 접촉을 시도한 셈이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게이트로 인한 '정부 레임덕'이 포스코 회장과 임원진들의 리더십 상실로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본격적으로 수사가 더 진행되면 지금 나온 의혹보다 더 많은 의혹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미 포스코는 그간 '정권 실세'발(發) 비리의 단골 회사이기도 했다. 게다가 현재까지 제기된 문제만으로도 권오준 회장부터 '기강 문란'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내년초 신임회장 선출을 앞두고 포스코 현 경영진들의 정권실세와의 유착관계가 구체적으로 더 밝혀질 경우 권 회장의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황은연 사장도 그룹 내 2인자로 꼽혀왔다.
그룹 내 1·2인자가 회장 후보에 오르지 못하게 될 경우 당장 신임 회장 후보를 찾기 힘들 전망이다. 외부 인사 영입 역시 '관치논란'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그간 포스코그룹이 추진해 온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방안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스코의 '미래'와 이에 기반한 가치평가를 예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게이트가 포스코그룹 전반으로 확대되면 현 경영진들은 이로 인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가치·평판 자체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문제이자 당장 경영을 이끌어나가는 데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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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01일 17:22 게재]
광고자회사 '포레카' 매각 과정에서 崔씨 측근 인수당사자 '협박'
황은연 사장, '등기임원' 배제 직후 崔씨 측근에 연락
현직 경영진 비리의혹 밝혀질 경우 권 회장 책임론 피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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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영진 비리의혹 밝혀질 경우 권 회장 책임론 피하기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