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수요예측 민망한 결과…의무 보유 기관 '단 1곳'
입력 16.11.07 11:28|수정 16.11.07 15:03
공모가 3만원 확정…공모규모 9000억원
참여기관 400여곳 중 1곳만 의무보유 확약 제시
두산 계열사 2500억원 현금화
  • 기업공개(IPO)를 위해 수요예측을 다시 진행한 두산밥캣이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에서 가격을 결정했다. 의무보유를 약속한 기관은 단 한 곳 뿐이었다.

    두산밥캣이 7일 공모가를 3만원으로 결정했다. 공모 규모는 9000억원이다. 지난 달 상장을 철회한 두산밥캣은 공모가를 재조정하고 이달 초 수요예측을 다시 진행했다. 두산밥캣이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앞서 진행한 공모가보다 30%가량 낮은 2만9000~3만3000원이었다.

    그럼에도 기관들은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의 다수가 밴드 하단인 3만원 내외로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은 406건으로 집계됐다. 신청수량은 총 1억7670만주로, 단순경쟁률은 9.81대1이었다. 3만원 이상을 제시한 기관은 58%로 집계됐다. 이중 대다수가 3만원 초반대의 가격을 써냈다. 31%의 기관투자자는 3만원 미만의 가격을 제시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400여개의 기관투자자 중 의무보유확약한 기관은 단 한 곳 뿐이다. 이 기관이 제시한 보유 기간도 1개월에 그친다.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두산밥캣 주식을 상장 직후 처분할 수 있는 셈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우량 계열사를 기업공개 시장에 내세운 두산그룹 입장에선 민망한 결과라는 평가다.

    두산그룹은 지난 2월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두산밥캣 IPO카드를 꺼냈다. 그룹 측이 산정한 두산밥캣의 기업가치는 5조원 수준이었지만, 시장에서 평가한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시가총액은 3조원 수준이다.

    그룹에 유입되는 자금도 크게 줄었다. 밥캣 IPO로 계열사는 최대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모 구조를 재조정하면서 실제로 유입되는 금액은 2500억원으로 축소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140억원을, 두산엔진은 380억원을 현금화한다.

    두산밥캣의 일반 청약일은 오는 8~9일 양일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