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호재에도.. 포스코ㆍ현대제철 "주가는 하향세ㆍ투자자는 냉담"
입력 16.11.07 18:30|수정 16.11.07 18:30
세계적 불황에도 양사 이익률 두자릿수 육박
차입금 감축에 글로벌 신인도 개선도 이어져
주가 제자리…"향후 기업가치 제고 쉽지 않다" 의견
  •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전 세계적인 철강 불황에도 불구하고 두자릿수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재무구조가 개선되며 최근 국제 신인도도 상승했다. 대외적으로 각종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투자자들은 "지금만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을 뿐 향후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할 지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각각 8.1% ·8.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와 중국발(發) 공급과잉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경쟁사인 일본의 신일철주금은 일본 회계년도 상반기(4월~9월) 연결기준 0.8%의 영업이익률을 보였고, 같은 기간 JFE홀딩스는 적자 전환했다.

    양 고로사의 실적호조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로 인한 제품가격 반등 추세가 이어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초 철광석·원료탄의 가격은 1톤당 각각 48달러·77달러였지만 3분기 각각 59달러·134달러로 급등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원재료가-제품가 상승을 통해 마진 스프레드를 확대할 수 있어 상공정을 확보한 철강사의 경우 원재료가 상승은 긍정적인 이벤트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도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포스코 신용등급(Baa2)에 부여돼 있던 '부정적' 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올해 영업익이 전년 대비 25%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과 조정전차입금이 1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

    현대제철의 국제 신용등급은 한 단계 상향 조정돼 포스코와 동급으로 올라섰다. 무디스는 "현대제철의 지속적인 차입금 감축세, 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수요에 기반한 안정적 이익창출능력 등을 반영해 등급을 Baa2(안정적)으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제철의 국내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포스코(AA+/안정적)와 한 등급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 포스코과 현대제철의 이러한 지속적인 실적개선·차입금 감축 성과에도 양사의 주가는 여전히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횡보하거나 우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시황·환율·원재료가 등 외부변수 등이 적지않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향후 기업가치 제고가 힘들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결과"라는 공통적인 분석이 나온다.

    최근 포스코의 기업가치 제고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매번 반복되고 있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지적된다. '오너 없는 회사'란 점을 악용해 정치권 인사·경영진들이 부당한 편익을 취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우려다.  전임 회장의 비리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현 권오준 회장 임기 내내 진행됐다. 최근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에서도 포스코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광고 계열사 포레카 김모 대표는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실 정치권과 관련해서 포스코에 문제가 불거지는 점은 새로운 리스크라고 하긴 힘들 정도로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현대제철의 경우 모기업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장전망이 현대제철 주가에 연동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의 최근 합산 시장점유율이 60% 초반대까지 떨어지는 등 그룹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완성차 캡티브 마켓을 바탕으로 실적개선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현대기아차 전망이 좋지 않은 점은 현대제철의 기업가치 제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라며 "완성차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반등할 기회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