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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이 우리은행 지분 4%를 인수한 배경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를 위한 사전포석이란 해석도 없지 않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실제로는 위안화 가치하락, 그리고 중국 당국의 외환규제 등의 중국 내 상황이 안방보험의 투자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비단 동양생명 뿐만 아니라, 중국계 자본이 한국 금융회사 투자를 검토하는 것도 같은 원인이라는 평가다.
동양생명은 중국계 자본의 국내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의 영향으로 당초 우리은행 지분 8% 인수를 희망했으나 최종적으로 4%만 인수를 허용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를 놓고 보험사로서 방카슈랑스 확대, 안정적인 배당이익 확보 등을 이유로 지적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은행이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일방적으로 밀어줄 수 없는데다, 투자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도 낮다는 평가다. 결국 보험사 중에서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한화생명 말고 이번 입찰에 참여한 보험사가 한 군데도 없다는 점도 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한다.
오히려 금융권 관계자들은 동양생명 관점이 아닌 안방보험의 글로벌 M&A 전략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연일 떨어지고 있다. 15일 기준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85위안으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위안화를 쌓고 있기 보단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입하거나, 해외실물 자산 투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김은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M&A는 위안화를 달러나 실물자산으로 바꾸기 위함이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해외 실물자산 M&A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이 국내뿐 아니라 벨기에의 델타로이드은행,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등을 인수하며 글로벌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위안화 가치하락과 연관 지어 볼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중국정부의 엄격한 외환관리도 안방보험이 국내 금융시장 투자에 불을 지폈다는 해석이다. 중국 정부는 환율과 외환 수급관리를 위해 역외금융을 외환관리법을 통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토에 가져오기도 본토자금을 해외에 유출하기도 쉽지 않다.
이럴바에는 글로벌 사업을 벌이는 안방보험으로선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자국으로 들여오기 보단 글로벌 M&A 자금으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번 우리은행 인수도 역시 해외자금을 활용한 투자의 한 예라는 설명이다.
비단 안방보험뿐 아니라 중국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M&A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2015년 기준 해외 M&A 건수가 66.4%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IB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금융사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안방보험의 경우 금융사로서의 시너지, 해외자금 활용 등의 이해관계 등이 맞아 떨어지면서 우리은행 지분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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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15일 18:12 게재]
중국기업, 위안화 가치하락에 따른 해외 실물투자 적극
해외자금 중국본토 이동 쉽지 않은 점도 영향 미친 듯
금융지주사 전환은 설득력 떨어져
안방보험의 글로벌 전략 관점에서 보아야
해외자금 중국본토 이동 쉽지 않은 점도 영향 미친 듯
금융지주사 전환은 설득력 떨어져
안방보험의 글로벌 전략 관점에서 보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