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가 언제 있었냐는 듯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에 대한 검찰 조사,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조사 출석이라는 악재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반도체가 탄탄히 받쳐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부회장의 국정조사 이후 주가는 오히려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잃은 것만큼 얻었고, 오히려 삼성전자에 반전의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6일 있었던 재벌 총수들에 대한 국정조사에는 총 9명의 총수들이 출석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이재용 부회장이 중앙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가장 많은 혐의를 받기도 했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이재용 부회장이 국내 재계 1위 그룹을 이끄는 리더로서 사실상 승계가 완료됐음을 대내외에 공표한 모습이 연출된 것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국정조사에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형사 책임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지만 여러 혐의에 대해선 모두 부인했다. 특별검사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일단 1차 관문은 넘었다.
-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를 언급하면서 전경련 해체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4대 그룹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회비를 부담하고 있다. 더불어 각종 외압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불필요한(?) 자금 지원에 대해 사전에 차단을 할 수도 있다.
가장 큰 소득은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추진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이건희 회장 시절인 1998년 구조조정본부로 출범해 전략기획실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후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자 해체됐고, 그 뒤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다. 전략과 인사지원, 법무, 커뮤니케이션(홍보), 경영진단, 기획, 금융일류화추진팀으로 구성된 조직은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과 각 계열사 간 사업 조정 등을 모두 총괄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어디까지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유산이다.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가 됐지만, 미래전략실의 권한이 여전히 막강해 친정 체제를 구축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에도 이 부회장의 사람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아직 많지는 않다”며 “미래전략실 해체는 이 부회장이 그룹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올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업계에선 삼성그룹의 정기인사가 예상되는 내년 2~3월말쯤 미래전략실 해체도 같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삼성전자가 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기세 역시 그룹에서 삼성전자 중요도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이 더 커지면서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이 이번 국정조사에서 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11일 09:00 게재]
삼성전자 주가 최고가 경신…영향 받지 않아
사실상 승계 완료 천명…친정 체제 구축 기회 마련
사실상 승계 완료 천명…친정 체제 구축 기회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