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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가 NH농협은행 임원을 대폭 교체했다. 기존에 NH농협금융이 보내왔던 신호와는 다른 결정이라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인사로 부행장 총 열한 명 중 아홉 명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2012년 3월 신용·경제 사업을 분리한 뒤 최대 규모다. 올 상반기 빅배스(Big Bath·대규모 부실 상각)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박규희 부행장(여신심사본부장)과 김형열 부행장(CRO)은 살아남았다.
김호민(경영기획본부장)·윤동기(자금운용본부장)·박석모(기업고객본부장)·이영수(IT본부장) 부행장은 임기를 마쳤지만, 서기봉(영업추진본부장)·박태석(농업금융본부장)·오경석(경영지원본부장)·남승우(정보보안본부장)·신응환(NH농협카드 담당) 부행장은 임기를 1년~1년 3개월가량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내려왔다.
빈 자리는 김연학 인재개발원 부원장과 표정수 상호금융자금부장(이상 농협중앙회 소속), 이강신 충남영업본부장·이인기 전남영업본부장·이창현 세종영업본부장·박철홍 리스크관리부장·한정열 IT전환추진부장(이상 NH농협은행 소속)이 채운다.
부행장보 자리도 새로 생겼다. 김승호 NH농협은행 공공금융부장과 소성모 전북영업본부장이 승진했고, 김철준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과 서윤성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가 외부에서 영입됐다. 이들은 부행장 직급이 담당하는 본부가 아닌 사업 부문 등을 맡을 예정이다.
임기 전 임원을 교체한 적 없는 NH농협은행으로서는 '이례적'인 결정이다. NH농협금융은 "새 전환점 마련을 위해 성과 중심 인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빅배스에 의한 적자의 책임을 물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인사에는 김병원 중앙회장의 입김이 반영됐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신규 선임된 부행장 일곱 명 중 두 명이 중앙회 소속이다. 함께 진행된 지역 별 영업본부장 인사에서도 세 곳(충북·경남·부산)이 중앙회 출신으로 채워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임기 내 교체가 없던 관례에 이어 평소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이 본래 임기 2년에 연장 임기 1년을 더한 '2+1'을 여러 자리에서 언급해와 업계에서는 임원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례적인 인사 결정은 중앙회 영향을 받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앙회 '그림자'가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른 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명분으로 큰 비용을 들여 신·경 사업을 분리했는데, 이번 인사 결과를 보면 NH농협금융의 독립성 제고는 요원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새롭게 선임된 부행장·부행장보의 보직은 1~2주 내 정해진다.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이 직접 결정한다. NH투자증권과 NH농협생명·손보 등 NH농협금융 타 계열사 임원 인사는 이달 중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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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12일 13:32 게재]
기존 관례·예상 깨고 부행장 대규모 교체
중앙회 출신 임원·지역본부장 신규 선임
"NH농협금융 전문성 강화 요원" 지적도
중앙회 출신 임원·지역본부장 신규 선임
"NH농협금융 전문성 강화 요원" 지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