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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패션업체 한섬. 매년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1년 새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매출처인 백화점의 매출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 브랜드 관리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인수하고, 또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한섬에 있어 올 한 해는 중요한 기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말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에르노(Herno)의 독점 판권이 신세계인터내셔날(SI)로 넘어갔고, 이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끌로에(Chloe)’의 판권 라이선스를 둘러싼 한섬과 SI의 날 선 신경전이 펼쳐졌다. 결과적으로 끌로에는 SI를 선택했다. 지난해 패션업계 부진 속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냈던 한섬이 4분기에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도 이 영향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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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이 끌로에 브랜드를 철수하면서 남은 재고는 대대적인 할인 판매에 들어갔고, 남은 잔존가치 비용 역시 모두 반영해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끌로에와 세컨드 브랜드인 ‘씨바이끌로에(See by Chloe)’를 80%까지 할인해서 판매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은 일관적인 관리가 필요해서 라이선스 파트너를 바꾸는 것이 흔하지 않은데 최근 들어 SI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끌로에가 욕심을 부린 것 같다”며 “SI가 해외 브랜드 전문이라면 한섬은 브랜드를 관리만 해주는 정도여서 최근 수입 브랜드들이 SI와 손을 잡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2012년에도 한섬과 계약이 끝난 ‘지방시(Givenchy)’와 셀린느(Celine)’가 SI와 손을 잡았고 ‘발렌시아가(Balenciaga)’는 직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해외 브랜드 관리는 한섬에 있어 숙제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브랜드는 마진율이 낮지만 브랜드 경쟁력이 있고, 해외에서 잘 나면서 국내에 없는 브랜드를 유치하면 소비자 접근성도 높아진다”며 “독점판매권을 가져야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해외 브랜드를 등한시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한 것도 결국 이 때문이다. 국내 브랜드 매출 성장률이 여전히 높지만 앞으로 그 이상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브랜드는 안정화에 집중하면서 약해진 해외 브랜드를 다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섬 관계자는 “현재 2월말 영업양수도를 위해 인수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한섬이 상대적으로 약한 해외 브랜드들을 들여오면 상호보완의 관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70대 30 정도로 나뉜 국내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의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50대 50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업계와 투자업계는 일단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SI가 유통기업이라고 한다면 한섬은 ‘디자인 DNA’를 지닌 패션업체이기 때문에 존재감이 떨어진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의 브랜드들을 다시 살려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한섬이 부진한 브랜드들을 여럿 살려낸 경험이 있다”며 “현대백화점그룹 유통망 채널을 활용해 정리할 것을 정리하면 이후 한섬의 타미힐피거, DKNY, 클럽모나코는 한 번 기대해 볼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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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일시적인 수익성 부진은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의 수익성이 저조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섬이 인수하게 되면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관리에 들어가게 될 것이고, 일부 조정에 따른 비용 반영 등 단기적으로 인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결과도 한층 중요해졌다. 한섬은 국내 시장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에서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회사 전체 매출의 10%를 해외에서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1월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는 중국 5대 백화점 중 하나인 항주대하백화점에 진출했다. 한섬은 올 상반기 중 항저우 지역에만 시스템 단독 매장과 복합 매장 등 총 4개 매장을 열고, 하반기에는 상하이·베이징 등 중국 대표 도시에도 6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 올해에만 총 10개의 매장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2월 초에는 시스템과 시스템옴므가 프랑스 최대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동반 입점했다. 한섬의 자사 브랜드 ‘덱케(Decke)’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런던패션위크에 참가한다. 한섬은 ‘글로벌 잡화 브랜드’ 덱케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해외 백화점과 유명 편집매장 입점 등 유통망도 넓혀갈 계획이다.
국내 패션업계의 침체와 내수시장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한섬의 성장 전략은 해외 브랜드 육성과 해외 진출, 즉 ‘해외’에 방점이 찍혔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 새로 영입된 브랜드들과 해외 진출의 성과가 가시화할 때까지 당장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수합병(M&A)과 해외 직접진출의 성과가 기대되는 3~4년 후를 생각하면 올해는 한섬에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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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19일 07:00 게재]
신세계와의 경쟁 속 해외브랜드 유치 및 관리 필요
中·佛·英 등 해외 진출 본격화…2020년 해외 매출 10%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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