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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당초 기대와 달리 벌써부터 시들하다. 대어(大魚)들이 각축을 벌일 것이란 예상과 정 반대다. 주요 상장예정 기업들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 업황 침체, 각종 논란으로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호기를 맞았다. 지난해 출시한 ‘리니지2레볼루션’이 큰 흥행 중이고 해외 시장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지난해는 시장 상황 때문에 상장 속도조절이 불가피했지만, 올해는 확실한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몰려 반사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장을 예고한 기업은 호텔롯데, ING생명, 넷마블게임즈,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이랜드리테일,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이다. 모두 조단위 공모규모가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상장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올해 공모규모는 지난해(약 6조5400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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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예비기업들이 처한 상황은 밝지 않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호텔롯데는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로 상장이 중단된 바 있다. 롯데그룹의 재개 의지에도 신 회장이 불구속 기소된 상태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대기업 특혜 시비가 불거지는 점도 부담스럽다. 2015년 한국거래소는 대주주 전원의 동의가 필요했던 보호예수 규정을 바꿔 상장 길을 넓혀줬는데, 호텔롯데가 대표적 수혜기업이다.
ING생명은 업황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가 많고 시장 변동성에 노출돼 있는 금융업계에서도 특히 생명보험업은 투자자들이 고개를 내젓는 투자처로 꼽힌다. 개별 회사의 가치를 떠나 ‘생명보험사기 때문에’ 투자를 않겠다는 의견들이 많다. 반대로 MBK파트너스는 투자회수를 위해 높은 가치를 희망할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 IPO에서 정부는 가치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면서도 장부가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것이 방침이다. 그러나 비교그룹이 마땅치 않고 그나마 유사한 한국전력의 시장가치는 낮게 평가돼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주관사들이 저가 수수료로 참여한 이면에는 IPO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랜드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인 이랜드리테일 IPO는 계열사 리스크로 차질을 빚었다. 이랜드파크 임금체불 논란이 정치권까지 확산하면서 한국거래소도 더 깐깐하게 심사에 나서게 됐다.
다음달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둔 넷마블게임즈는 신바람을 내고 있다. 장기 투자를 원하는 기관투자가나 단기 차익을 노리는 자산운용사 모두 투자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5061억원을 올리며 2015년분기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대를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은 4690억원에 달했는데, 12월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영향이 컸다. 이 게임은 2주만에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고, 넷마블게임즈를 1월 글로벌 모바일 퍼블리셔 순위(앱애니 기준) 4위에 올려놨다. 증권신고서 제출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실적이 담긴 감사보고서가 나온 후로 계획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와 비슷한 수준의 시가총액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 호실적을 바탕으로 적게는 10조원 많게는 15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며 “지난해 상장을 했으면 회사나 주주 입장에선 억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상장 구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IPO 시장 최대 공모규모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몇 가지 과제는 남아있다.
최근의 IPO 흥행 기대감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바일게임은 일반적으로 초반 흥행 후 하향 안정화하는 형태의 실적을 낸다. 적절한 시기에 '블레이드앤소울', '세븐나이츠 MMORPG' 등 후속작 출시를 통해 실적을 뒷받침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은 ‘선점효과’로 후속작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어 해외 시장도 미리 다져놓아야 한다. 넷마블게임즈의 주주인 텐센트가 리니지2 레볼루션 중국 시장 퍼블리싱을 담당할 예정이다. 비용 없이 일정 수익만 받아가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중국 회사의 사업이라 사드 갈등에 따른 부담도 덜하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미국 게임개발사 카밤(Kabam)의 캐나다 벤쿠버 스튜디오를 8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증권사 게임 담당 애널리스트는 “넷마블게임즈의 현재 게임 개발 및 관리 수준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1.5~2배의 인력 충원이 필요할 정도로 게임사 중에서도 업무 강도가 센 편”이라며 “최근 야근 및 주말금지 근무 등 개선책을 내놓는 것은 상장에 앞서 이미지 개선을 위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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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22일 07:00 게재]
흥행 점쳐졌던 올해 IPO 시장…특혜논란·업황침체 등으로 불투명
투자처 찾는 자금, 신작 게임 돌풍 일으킨 넷마블게임즈에 쏠려
현재 실적 유지·신작 출시·해외 진출·이미지 개선 등 남은 과제도
투자처 찾는 자금, 신작 게임 돌풍 일으킨 넷마블게임즈에 쏠려
현재 실적 유지·신작 출시·해외 진출·이미지 개선 등 남은 과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