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 한창인 LF, 새 수익원 확보 난항
입력 17.03.15 07:00|수정 17.03.15 07:00
올초 주류 유통사 '인덜지' 경영권 인수
외식·화장품·호텔사업으로 보폭 넓혀
본업 패션부문 부진 탓…새 수익원은 아직 못찾아
  • 최근 의류업계는 LF(옛 LG패션)의 사업다각화를 눈여겨보고 있다. LF는 패션사업을 확장하는 경쟁사들과는 달리 의류와 동떨어진 영역으로 점차 손을 뻗치고 있다.

    이종산업으로 눈을 돌리며 시장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LF는 정작 새 수익원은 찾진 못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결실 없는 보폭 넓히기가 LF 패션 브랜드의 평판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LF는 올초 주류 유통사인 '인덜지'의 경영권 인수를 확정했다. 인덜지는 스파클링 와인인 버니니를 비롯해 수제맥주인 브루독, 데낄라 페트론 등을 국내로 독점 수입 및 유통하는 회사다.

    앞서 구본걸 LF 회장은 패션시장이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자 2014년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변경, 신성장 동력 찾기에 고삐를 죄었다. 기존에 발을 담갔던 외식업을 확장하고자 2015년엔 베이커리 카페 '퍼블리크'의 지분 44%를 인수했다. 같은 해 여성전문 케이블 채널 동아TV를 인수, 방송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엔 아울렛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LF의 유통사업을 전담하는 LF네트웍스를 통해 호남 최대 LF아웃렛인 광양점을 개장했다. 이 외에도 화장품, 호텔업을 함께 영위 중이다.

  • 그 사이 본업인 패션부문은 외형이 줄었다. 2013년 전체 매출(1조486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달했던 패션사업은 2015년 91%로 하락했다. 의류부문의 구조조정을 진행한 결과로 해석된다. LF는 '티엔지티 우먼' 철수에 이어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일꼬르소'를 백화점에서 철수했다.

    LF가 패션시장의 일등 수입원인 중저가 의류사업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5년 2분기 아울렛 상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몰 '트라이씨클'을 인수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적자사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F의 영업이익률 개선은 트라이씨클과 라푸마차이나 등의 중국법인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도 "고가 명품과 저가 SPA만 성장하는 구조 속에서 견고했던 LF 브랜드들의 시장 지위가 모호해지며 경쟁력을 잃어갔다"라고 밝혔다.

    LF의 움직임은 경쟁사들이 패션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물산 패션사업부는 지난해 상하이에 에잇세컨즈를 열고 SPA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수입 브랜드 외형 확장과 동시에 화장품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한섬을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은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인수,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의 하나로 의류사업을 키우고 있다.

    LF가 재무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지만 새 성장동력이 될만한 사업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 우려에 주가는 1년 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마에스트로, 닥스, 헤지스, 라푸마 등 지금의 LF를 있게 한 브랜드의 평판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LF 측은 "각종 신사업에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정도라 이를 '외도'로 해석하긴 어렵다"라며 "자체 의류 브랜드 강화를 병행하며 장기적 차원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