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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안진을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한 회계법인들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감을 가져오곤 있지만 업무량 대비 낮은 감사보수로 고민도 늘고 있다. 신규 고객들이 딜로이트안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이들의 셈법은 더 복잡해진다.
딜로이트안진의 중징계로 140여곳의 기업이 외부감사인 교체에 나섰다. 일찍이 감사인 교체의 가능성을 열어놨던 이들 기업은 딜로이트안진이 감사부문 영업정지를 당하자 회계법인에 접촉, 감사법인 제안서를 받고 있다. 각 회계법인은 경쟁 입찰을 통해 딜로이트안진의 고객을 가져오고 있다.
일차적으로 삼성카드·미래에셋증권이 새 외부감사인으로 각각 삼일PwC와 삼정KPMG를 선택했다. 기아자동차·현대건설·현대위아·LG유플러스·CJ오쇼핑 등도 이른 시간 내에 감사인을 교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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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감이 늘어도 마냥 즐거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 감사는 고된 업무에 비해 보수가 아직도 한참 낮기 때문이다. 대형 회계법인 파트너는 "업무량 대비 기대에 못 미치는 보수로 (파트너들이) 신규 감사계약을 따오기만 하면 회계사들이 도망을 가고 있다"라며 "양질의 기업 감사를 유지하려면 인력 유지가 필수인데, 이런 환경을 생각하면 신규 계약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대어급 고객을 모셔올수록 투입 인력·시간 대비 수익이 적다는 점도 고민거리로 꼽힌다.
일례로 자산 규모가 큰 기아차 감사 업무의 경우 최소 투입되어야 할 회계사만 40~50명가량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기아차의 연간 감사보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9억원대 초반으로 이들의 인건비를 감당하기에 벅찬 수준이다. 보수를 떠나 단시간 내에 수십 명의 '쓸만한' 인력을 한 번에 확충할 방안도 많지 않다. 해마다 850명의 공인회계사가 시장에 공급되는데, 이 수를 늘려 인력을 확충하기가 쉽지 않는다는 게 회계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그룹 특유의 보수적인 기업문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다른 대형 회계법인 감사부문 파트너는 "회계사들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평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라며 "보수적이면서 일방적인 의사소통 방식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올해 딜로이트안진을 이탈한 기업들이 내년에 딜로이트안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때문에 각 회계법인은 신규 감사 건에 인력과 시간을 어느 선까지 투입해야 할 지도 모호하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의 영업정지 제재가 풀리는 2018년 3월 이후 일부 기업은 신규 외부감사인에 위약금을 내고라도 감사인을 안진으로 재교체할 가능성이 높다. 이탈하는 기업 중 딜로이트안진과 유대관계가 끈끈한 대표적인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딜로이트안진으로 되돌아간다면 새 감사인이 추가로 일감을 받지 않는 한 초기에 꾸린 감사팀과 투입한 인력은 '대기 중인 재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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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07일 11:0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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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수주해도 고민"…낮은 감사보수가 주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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