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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공룡 네이버·카카오가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양사의 주력 서비스가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방향은 엇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맞이하게 될 미래에 대한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1조원을 쏟아부었다. 네이버가 작년에 벌어 들인 매출액의 25%에 맞먹는 규모다. 2015년 네이버의 연구개발 비용은 8695억원 가량이었다. 카카오 역시 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6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1%로 전년도 10.7% 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규모는 997억원에서 1047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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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IT공룡은 인공지능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기존 광고 사업에서 수익을 내던 것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번역 서비스를 비롯해 자율주행 로봇, 나아가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선보인다는 게 핵심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연구개발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올 초 송창현 CTO(최고기술경영자)를 필두로 한 네이버랩스를 자회사로 분사했다. 네이버랩스는 신중호 라인(LINE) CGO(글로벌총괄책임자)가 이끄는 프로젝트 J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프로젝트 J팀은 2월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선보이기도 했다.
네이버는 외부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엔 폭스콘·르노-닛산 등과 함께 프랑스 음향기술 업체 드비알레 투자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등과 함께 음성인식 기술업체인 사운드하운드에 투자하기도 했다. 올해 초엔 가상 홈 로봇 개발사 윈클과 3D 맵핑 기술을 보유한 에피폴라 등을 인수했다. 향후 네이버는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추가로 인수·합병(M&A)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인공지능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자회사로 설립했다. 카카오 안팎을 챙기고 있는 김범수 의장이 직접 대표이사를 맡았고, 각 부문 마다 구성된 AI 태스크 포스(TF)가 카카오브레인과의 협력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개발인력 100여명을 선정해 진행하는 MOOC(온라인공개수업) 수업에선 대다수가 인공지능·무인자동차 관련 강의를 수강할 정도로 미래 먹거리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자연어 처리 등 AI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업체들도 속속 M&A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양사가 동일하게 AI를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구현하는 방식은 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의 주력 서비스 성격 차이 때문이다.
즉 음악·영화·지도·웹툰 등 콘텐츠 경쟁력이 확고한 네이버는 보유한 콘텐츠를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새로운 기술을 융합해 카카오톡 채널 자체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복수의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브레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개발할 것인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오픈하지 않았지만 카카오톡에 주문하기 등 다양한 O2O 연계 서비스를 붙이는 시도를 하는 것처럼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붙이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밝힌 것처럼 웹툰부터 음악, 영화, 맛집, 지도 등 방대한 콘텐츠 데이터를 붙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네이버는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2006년 첫눈 인수를 시작으로 콘텐츠 관련 업체 라이브도어·고고록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지난해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콘텐츠 펀드(500억원)를 만들었고, 지난달엔 YG엔터테인먼트에 500억원,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양사의 엇갈리는 방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다양하다. 다만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네이버나 카카오나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네이버의 경우 기존 사업에서 꾸준히 수익이 나오고 보유 현금이 많은 만큼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하지만 카카오는 기본적으로 투자할 돈이 없다는 점과 지금도 불안정한 카카오톡이 (여러 기술을 붙여) 더 무거워지는 것을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서울)모터쇼에서 회사의 기술 수준과 향후 계획을 제시하는 데 그쳤으나 시장에 공개했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지 않겠느냐"며 "반면 카카오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주고 있지 않아 불안해 하는 투자자도 많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결국 양사 모두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인력"이라며 "이미 구글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인공지능 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카네기멜론대 출신 R&D팀 전체를 데려오는 등의 작업을 완료한 반면 네이버·카카오는 여전히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글로벌 업체들을 언제 따라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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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09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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