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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A급 신용등급 되찾는 것이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획기적인 일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탓에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그룹의 컨트롤타워는 사라졌고, 독자생존의 갈림길에 선 계열사들이 삼성중공업을 지원할 여지도 줄었다. 삼성중공업의 신뢰도를 높여왔던 '삼성'이라는 브랜드 프리미엄도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4월초, 한국기업평가는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2015년 등급 하향 추세 이래로 최저등급이다. 비슷한 시기 NICE신용평가는 A-로 등급을 하향조정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었다. 두 신용평가사의 등급 격차가 있지만 시장에선 더 낮은 등급을 유효등급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사실상 B급으로 떨어진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수주절벽과 회계절벽, 이중고를 맞닥뜨리며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삼성중공업의 올 1분기 신규수주는 매출액을 밑돌면서 수주잔고(매출기준)가 9조5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반짝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반기 이후부턴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회사는 지난 2015년 적자전환을 시작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정동익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늦어도 올 상반기 중 발주가 이뤄질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에니(ENI)의 코랄 FLNG프로젝트 건이 완료되면 다음 수주는 빨라야 4분기에나 이뤄질 전망인데, 수주 경합이 과거보다 치열해졌다"라며 "여기에 씨드릴·오션리그 등 시추선 발주사들의 파산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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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진행 중인 해양공사들의 잠재손실에 대한 우려도 안심할 수 없다. 평균 예정원가가 100%를 넘어선 가운데 몇몇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는 공사 완료 후에도 설치 및 시운전 과정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시추설비는 지연이나 계약 취소 등 발주사 리스크가 여전해 운전자금 부담도 높은 상태다.
여러 위험성이 상존해 있는 탓에 수주가 되살아난다 해도 당분간은 A급 이상의 신용등급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한기평의 시나리오테스트에 따르면, 상선 부문의 수주가 예년 평균의 60%, 해양 부문의 수주가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의 90%를 달성하더라도 등급 전망이 현재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할 뿐이다.
그룹 지원도 한계가 있다.
지난해 말 삼성중공업은 그룹 계열사로부터 1조14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받았다. 당시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가 유증에 참여했다. 회사는 증자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다.
그러나 ‘오너’ 입장에선 삼성중공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채권단과 정부의 압박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2015년말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때 이 부회장이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디스플레이 등 관계사 수주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삼성중공업은 관계사 공사 물량을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등에 넘겼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삼성중공업에 대한 그룹 지원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다른 비주력 계열사와 비교해도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열위한 수준"이라며 "과거엔 삼성물산이 (수주) 물량을 받아주거나 삼성엔지니어링과 교류하기도 했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그룹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생해왔다"고 말했다.
삼성의 제일주의에 걸맞지 않은 B급 꼬리표가 붙은 삼성중공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론 '삼성'의 프리미엄조차 옅어질 것이란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실적 부진과는 무관하게 '삼성'이란 브랜드파워 덕에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왔다"라며 "업황이 침체기인데다 그룹의 지원 여력도 불투명한 현재로서는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냉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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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17일 16:37 게재]
2년 새 4단계 하락한 BBB+…일감 부족에 실적 부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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