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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UAMCOㆍ연합자산관리)가 8개 주주 은행에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펀드 출자금을 마련이라는 명목을 내세웠다.
구조조정을 시장에 개방하겠다던 정책당국이 결국 은행권 팔을 또다시 비트는 형국이 되고 있다.
유암코는 지난 27일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 모(母) 펀드는 8개 주주 은행의 추가 투자 의결이 이뤄지는 즉시 절차에 따라 출자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순 발표한 신(新) 기업 구조조정 방안에 포함된 '마중물 펀드' 얘기다. 총 4조원 중 출범 초기 출자금 1조원을 유암코와 국책은행(수출입ㆍIBK기업ㆍKDB산업은행)이 나눠 낸다.
이중 절반인 5000억원이 유암코 담당이지만, 부담은 온전히 은행 몫이다. 유암코 지분 14%씩을 나눠 보유한 신한ㆍ우리ㆍIBK기업ㆍKB국민ㆍKDB산업ㆍKEB하나ㆍNH농협은행이 각각 700억원을, 2%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 100억원을 출자해야 한다. 주주 은행은 졸지에 유암코 자본금(14% 주주 은행 1750억원, 2% 주주 은행 250억원)의 40%를 더 투입하게 됐다.
은행권에서는 '만만한 게 결국 은행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책당국은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이미 마중물 펀드 출자자 목록에 올려둔 상황. 유암코의 계획에 따르면 은행은 마중물 펀드 조성에 이중으로 동원되는 모양새다.
유암코의 구조조정 능력을 향한 의구심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암코가 손대는 중소~중견기업은 은행도 살려낼 수 있다"면서 "산업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증대시키는 회생이 아닌 단순 구조조정은 부실 기업 관리 경험이 많고 자금 조달 능력도 뛰어난 은행이 더 잘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구조조정 채권 가격 산정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은행들은 유암코와 금융당국의 이런 행태에 질려 있는 상황이다. 일단 금융 채권자 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준거 가격을 제시하겠다는 정책당국의 구상이 여전히 불만스럽다. 매각자ㆍ매수자 간 의견 조정 시간을 줄여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가격 책정 과정에서 시장이 배제되면 은행은 수익성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비판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배임 우려를 감수하며 보유 채권을 싸게 파는 것도 억울한데 그 채권을 사들일 기금마저 은행 돈으로 마련하라는 주장"이라면서 "정부가 주인인 국책은행은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민간 기업인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조조정업계에 정부의 그림자가 짙어질 수록 시장과는 멀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PEF)운용사협의회 대표 선출에 실패한 것에 주요 PEF 대표들이 정부의 구조조정 참여 요구에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면서 "진정한 시장 친화형 구조조정을 원한다면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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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07일 07:00 게재]
유암코, '마중물 펀드' 중 5000억 맡아
"주주 은행 추가 투자받아 출자하겠다"
주주 은행, 펀드 출자자에 이미 포함
"이중 동원되는 꼴…만만한 게 은행"
"주주 은행 추가 투자받아 출자하겠다"
주주 은행, 펀드 출자자에 이미 포함
"이중 동원되는 꼴…만만한 게 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