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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이 자동차 부품 계열사 LS오토모티브 매각을 두고 갈지자(之) 행보를 걷고 있다. 밖에서는 상장 절차를 밟는 동시에 수면 아래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 부품사 LS오토모티브와 함께 LS엠트론의 전기차 2차전지용 동박(얇은 구리박) 사업부를 묶는 ‘패키지 매각’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부 전체 매각에서 소수 지분 매각으로 무게 추가 기울고 있다. 해결해야 할 난관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란 평가다. 1조원까지 거론되는 기업가치에 대한 시각차는 물론,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고민인 주요 매출처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이 변수로 거론된다.
◇ IPO 시기 '사드 보복' 불똥…LS그룹, 매각과 상장 두고 저울질
LS그룹은 부품 계열사 LS오토모티브와 LS엠트론 내 동박 사업부의 지분 매각을 두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체 기업가치를 약 1조원으로 책정해 매각에 착수했지만, 일부 소수지분 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이르면 1개월 내 거래 성사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LS오토모티브는 지난 2015년 매각이 추진됐지만 매수자와의 가격 격차로 중도에 무산됐다. 이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확보로 선회했다. 지난 3월 말 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 거래소는 이달 중순 경 심사 통과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구주매출을 통해 모회사 LS엠트론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주발행을 병행해 해외 자회사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 새 중국의 ‘사드 보복’ 이슈가 변수로 등장했다. 현대차 등 주요 고객군 완성차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당장 회사의 1분기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고되고 있다. 이로 인해 흥행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상장 시기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는 LS그룹이 지분 매각 검토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이유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심사 중 최대주주 변경 등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가 발생하면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게다가 지분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대상자가 투자회수를 최우선으로 하는 PEF여서 거래소는 심사를 원점으로 돌리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매각을 병행할 경우 상장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지만 LS입장에선 큰 부담이 없다는 분석이다.
◇ 소수지분 매각에 무게…가치평가·고객사 승인은 여전히 변수
다만 LS가 전체 사업부 매각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1조원까지 거론되는 기업가치를 둔 시각차와 함께 경영권 이전에 미칠 현대차그룹 등 주요 고객사의 승인 여부도 큰 변수다.
LS오토모티브는 지난 2015년 매각을 진행했지만 가격차로 최종 무산됐다. 당시 예상 매각가로 약 5000억원이 거론됐다. 이후 일부 악성 수주 물량 해소, 현대차 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통한 수주 물량 확보를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두 배 가까이 거론되는 매각가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도 여전하다.
독자 브랜드를 갖추지 않고 고객사의 주문에 맞춰 투자를 집행하는 사업 특성상 PEF의 투자처로는 한계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회사는 금형제작 등 해마다 약 800억원에 육박하는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주력 부품의 중요성도 크지 않다보니 마진확보 및 가격 교섭력도 높지 않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정도 가격으로 인건비는 건질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현대차그룹의 단가인하 전략에 맞춰진 사업구조로 운영되는 회사"라며 "LS그룹입장에선 차량 부품 사업이 주력도 아닐뿐더러 한국에서 현대차그룹 밑에서 부품회사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육성 의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보완하는 요소가 미래성장성이다. 회사는 전선 등 전기 인프라 구축에 강점을 가진 LS그룹으로 편입 이후 기존 범용 제품을 넘어 전기차 전장 부품으로 진출하겠다는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까진 투자가 더 집행돼야하는 것은 물론, 그룹과의 시너지 여부도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LS그룹의 전장 부품 사업 육성 의지는 옅어졌다. LS그룹은 과거 2008년 LS오토모티브의 전신인 대성전기공업 인수를 필두로 주력 회사인 LS산전·LS전선(전기차용 충전 인프라), LS엠트론(전기차 전지용 동박사업), LS오토모티브(스위치, 릴레이, 센서 차량 부품 등) 등 계열사를 통해 전기차 부품 관련 사업 확장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LS산전과 LS전선이 충전 인프라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선회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핵심 고객인 현대차그룹의 의사도 매각에 주요 변수다. 현대차계열향 매출은 현재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부품의 안정적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한 완성차업체 입장에서 경영권 변동은 내키지 않는 이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지난 2015년 매각 당시 국내 대기업, 해외 전략적투자자(SI),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 등 10곳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지만 기아자동차 창업주의 외손자가 이끄는 세코그룹이 적격후보에 선정됐던 점도 상기되고 있다. 각 신용평가사도 경영권 변동을 고객사가 허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신용등급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복수의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물량의 안정적 수급은 제품 다각화, 글로벌 OEM(주문자 상표 부착) 확보 등 다른 요인을 압도하는 요소"라며 "특히 경영권이 바뀌는 지분이 사모펀드로 이전될 경우 고객사 수주 유지 여부 등 사업 전망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신용도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 2의 '루브리컨츠' 사례로도 언급…LS그룹 신용에 미칠 영향 촉각
상장과 매각을 병행하는 전략이 단기적으로 LS에 협상력을 높이고 있지만, 자본시장과의 중·장기 신뢰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까지도 회사는 상장 주관사 및 거래소측에 매각 가능성을 부인하는 등 혼선을 자아냈다.
기업이 상장 심사 중 경영권 매각으로 방향을 갑자기 트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과거 SK루브리컨츠가 거래소 심사 중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면서, 심사 도중 상장 철회를 통보했다. SK그룹은 주관사, 거래소 등 시장 관계자들간 신뢰를 무너트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LS오토모티브가 지분 매각을 최종 결정할 경우 LS그룹 역시 이 같은 비판에서 자유롭긴 어렵다. 특히 현재 ㈜LS의 자회사 중 상장사는 LS산전과 LS전선아시아가 전부일 정도로 그룹 내 비상장사 비중이 크다. 시장에선 LS그룹의 고질적 문제였던 실적 부진·일회성 비용 문제가 해결된만큼 LS전선·LS엠트론·슈페리어에식스(SPSX) 등 주요 계열사의 적극적인 상장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례'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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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10일 17:27 게재]
1조 규모 '패키지 딜' 거론에서 소수지분 매각으로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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