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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기업공개(IPO) 및 비주력사업의 매각을 포함한 ‘자산효율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간만에 찾아온 호황기를 '알래스카의 여름'이라고 부르며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자산효율화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인수합병(M&A) 등 향후 고강도 사업재편에 ‘실탄’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SK그룹 임원급 연수에서 SK이노베이션은 자산효율화의 필요성 및 시행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와 내년 자회사 2곳의 IPO를 추진하고 비주력 사업에 대한 매각 가능성도 거론했다. 자산효율화의 목적은 M&A인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 수펙스 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투자 방안과 자금조달 목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SK그룹은 최근 전사적인 M&A를 펼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위기일수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공언했고, 도시바 인수를 위해 직접 최전선에 나서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정유업계의 큰 손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 러시아 로즈네프트는 뭉칫돈을 들고 동남아 정유설비 인수에 나서고 있다. 산유국이 원유뿐 아니라 정유·석유화학 제품을 직접 생산할 가능성이 커졌다. 동남아 시장은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정유 수출 지역이다보니 경쟁 심화가 예고된다. 또 아람코는 IPO를 통해 석유화학 부문으로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이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석유화학부문 강화·신사업 투자 등 구체적 다변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기업들이 급격히 변화하는 업계 지형도에 대응할 수 있는 실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산효율화 작업을 통해 현금 보유량을 늘려 지형 변화에 따라 적시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정유사들의 호황이 길게는 3년 안에 꺾일 수 있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IPO업계는 정유·석화업계의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IPO 최적기라고 설명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석유화학 부문은 실적이 안 나와 대기업에서도 상장이 어려웠던 사업부"라면서 "업황자체 변동이 심해 이 타이밍을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다" 고 말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SK루브리컨츠와 SK인천석유화학의 IPO가 시장에서 거론되는 배경이다.
SK루브리컨츠는 2015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진행한 바 있다.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도 신청했지만 사모펀드(PEF)와 경영권 매각을 논의하면서 철회했다. 지분 매각이 성사되지 않아 SK루브리컨츠의 상장 가능성은 이후 수차례 거론됐다.
다만 상장을 철회한 탓에 시장의 신뢰도를 잃은 점은 감수해야 한다. 원하는 기업가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언제든 상장을 물릴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IPO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심사 중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면서 "상장 주관사에도 손실을 입힐 수 있어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흑자전환해 22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냈다. 재무적투자자(FI)에 약속한 IPO 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13년 SK이노베이션은 신한PE에 2018년까지 IPO를 약속하고 약 8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현재 FI는 전환상환우선주 32%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SK 측은 "자산효율화는 연초 그룹 차원에서 세운 목표"라며 "IPO와 관련한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비주력 자산 매각이나 M&A 방향성은 아직 모호하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다우케미칼의 EAA(에틸렌아크릴산)사업 인수를 시작으로 글로벌 화학시설에 대한 인수를 본격화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업계 전반이 호황을 맞아 인수대상의 기업가치가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은 부담 요소다. 회사 내부에서는 “올해 추진하려던 4건의 프로젝트가 높은 가격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중단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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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16일 08: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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