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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삼양옵틱스의 기업공개(IPO) 청약 과정에서 실권주가 대량 발생했다. 기관들이 제시한 가격보다 높게 공모가를 정하자 이에 반발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중재에 실패한 주관사 미래에셋대우는 실권 물량 상당부분을 떠안았다.
삼양옵틱스는 최근 IPO 공모 청약 결과 88만주의 실권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모가가 주당 1만67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146억원 규모다. 이번 공모규모(668억원)의 1/5을 차지하는 물량이다.
청약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은 아니다. 삼양옵틱스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311곳으로, 300만주 모집에 9950만주가 참여했다. 기관 경쟁률은 33대1이었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 24일까지 진행한 청약 경쟁률도 2.3대 1을 보였다. 총 80만주 모집에 185만3350주의 신청이 들어왔다.
정작 청약 당일엔 미달이 발생했다. 기관투자자가 이탈한 것이다. 삼양옵틱스의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와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제시한 가격에 동의하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기관들은 대부분 공모가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바랐다. 기관 신청 물량의 80% 안팎이 공모가밴드 하단인 1만6700원 미만으로 몰렸다. 1만6700~2만600원으로 제시된 공모희망가 밴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보낸 것이다.
그럼에도 삼양옵틱스와 미래에셋대우는 공모가 하단 가격인 1만67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상황에서 투자회수 목적으로 진행된 거래이기 때문에 밴드보다 가격을 낮추기는 쉽지 않았을 거라는 평가다.
청약수수료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양옵틱스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모두에게 청약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청약 금액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납입일에 지급해야 했다. 올해 국내에선 넷마블게임즈 등 기관들의 물량 경쟁이 치열했던 거래에서 한정적으로 적용된 제도다. 한 기관 관계자는 "높은 공모가와 청약수수료를 고려할 때 기대 수익률이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부메랑은 주관사에 돌아왔다. 당초 삼양옵틱스는 500억원어치를 기관에 배정하려 했지만 청약 결과 기관의 실제 청약 물량은 354억원에 그쳤다. 남은 146억원은 미래에셋대우가 떠안았다. 삼양옵틱스 지분율 8.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주관 및 인수수수료로 공모자금의 2%인 134억원을 받기로 했다. 받은 수수료가 고스란히 실권주 인수를 위해 재투자된 셈이다. 삼양옵틱스는 올들어 미래에셋대우가 대표주관한 유일한 IPO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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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31일 17:42 게재]
공모규모 20% 해당 물량 실권
밴드 내 공모가 고집...청약수수료도 투자 걸림돌
미래에셋대우 146억 부담
밴드 내 공모가 고집...청약수수료도 투자 걸림돌
미래에셋대우 146억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