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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중심으로 공모채 발행 행렬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시장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단락되자 기관투자가들의 회사채 투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올해 회사채 발행 누적 액수(투자 적격 기준)는 2013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올해 1~5월까지의 일반 회사채(여신전문회사채·일괄 신고 제외) 발행 규모는 1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발행액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한 보험사들이 대거 회사채 발행에 동참하면서 누적 액수가 커졌다.
올 6월에는 1조원이 넘는 일반 회사채가 쏟아질 전망이다. 롯데쇼핑을 필두로 한화·삼양홀딩스·롯데정밀화학이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차환 발행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운영·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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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러시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조달 비용을 감축하려는 기업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공급이 넘쳐나는데도 개별 회사채 수요예측의 면면을 보면 경쟁률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적자 사태를 기점으로 2년 가까이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연초부터 완화된 결과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피하는 회사채는 나오고 있지 않는 데다, 작년 연말부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기업들이 무리 없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투자처를 수월하게 찾지 못했던 A급 기업들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대 호황기를 맞은 석유화학사뿐 아니라 코오롱인더스트리(A)·대림산업(A+) 등도 대규모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모집 금액의 3.8배에 달하는 유효경쟁률을 보이며 최종 발행금리가 개별민평(민간채권평가사들이 집계한 금리 평균)보다 35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A급 건설사 회사채 흥행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대림산업(A+)도 수요예측에서 발행 예정액의 두 배에 달하는 투자 자금을 끌어모았다.
사드 여파도 적었다. 면세점 실적 악화로 회사채 발행 직전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된 호텔신라는 예측을 뒤엎고 6300억원의 투자 자금을 희망금리밴드 내로 모았다. 사드 사태로 실적 둔화가 뚜렷했던 오리온도 무사히 자금 조달을 마쳤다.
몇몇 기업은 채권시장에 첫 등장을 알리고 있다. LIG넥스원은 15년 만에 첫 공모채를 발행해 차입금을 갚는다. 화장품 ODEM 업체인 한국콜마도 준비를 마치고 공모채 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매각 사례도 나오고 있다. 무림페이퍼(A-)·한양(BBB+) 등은 수요예측에서 투자 수요를 다 채우지 못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측면에서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는 회사채 시장의 비수기가 시작된다.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호조세는 잠시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후 하반기 금리 인상과 공사채 발행 규모 확대 여부 등에 따라 기업들의 채권발행 전략이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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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04일 08: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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