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미래에셋대우 지분 5000억씩 맞교환...디지털금융·AI 등 대비
입력 17.06.26 19:17|수정 17.06.27 09:17
양사 자사주 교환...네이버, 미래에셋 주요 주주로
자사주 안전히 처분한 미래에셋대우...자기자본 7조 확대
네이버 플랫폼과 합작 기대 "양사 주식 장기 보유 예정"
  •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주식 교환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양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를 효과적으로 처분함으로서 시장에 미칠 여파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대우는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4740만주를 네이버에 매각한다고 26일 밝혔다. 전략적 제휴를 통한 파트너십 강화가 주된 목적이다. 취득예정 일자는 오는 27일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 강화할 예정이다. 네이버 측은 "오프라인에서 머무는 금융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디지털금융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 교환으로 네이버는 미래에셋캐피탈, 국민연금 다음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지분율 7.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호 지분 투자 개념이지만, 네이버의 투자 규모는 창사 이래 최대 금액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금융회사에 투자한 것도 처음이다.

    약 23%에 이르렀던 미래에셋대우의 자사주는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17%수준으로 축소된다. 이번 주식 교환으로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6조6000억원 수준인 자기자본 규모를 7조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네이버의 자사주 56만주를 사들여 지분 1.71%를 보유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네이버 지분을 상당 기간 보유할 것"이라며 "서로 FI로 참여해 보유 주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지분 보유 기간에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계약 기간이 지나 주식 매도 시 상대 회사가 지정하는 투자자가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우선매수권)를 보유하기로 했다.

    보유 기간에 계약 위반 시 상대편 회사가 주식을 지정하는 자에게 매도를 청구하는 권리도 갖기로 했다.

    각각 업계에서 1위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양사에 대한 시너지를 기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IT를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네이버페이와 라인 등 네이버의 유망한 플랫폼에 미래에셋대우의 자산관리 서비스, 금융 정보 등의 콘텐츠를 담는 것을 고려해봄직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 법인과의 시너지도 언급됐다.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라인의 사용자 다수가 동남아시아임을 고려하면 강력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네이버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의 포석을 다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네이버 측은 "인터넷은행 진출은 절대 아니라"며 "네이버가 벌이는 해외 사업에서 주로 (미래에셋 측과) 협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래에셋대우의 자사주 처분 방식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증권업을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자사주 물량이 시장에 대량으로 풀리지 않아 충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남은 자사주 물량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처분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