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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는 지난 1년간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을 숨가쁘게 진행 중이다. 핵심인 쌍용양회를 중심으로 시멘트 사업을 정리하고 있고, 금융비용을 줄이거나 소규모 투자회수도 단행했다. 한앤컴퍼니는 쌍용그룹 시절 복잡하게 펼쳐놓은 자산을 정리하고 시멘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선 초반 효율화 작업이란 입장이다.
한앤컴퍼니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지난해 상반기 쌍용양회 경영권에 이어 8월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 지분 인수까지 완료한 후 본격화 했다.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시멘트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사업부문의 정리가 속속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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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의 하역사업부문은 지난해 새로 설립한 쌍용로지스틱스에 넘겼다. 쌍용로지스틱스는 향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올해 들어선 유류유통사업을 분리해 설립한 쌍용에너텍을 극동유화에, 소재산업체 쌍용머티리얼은 유니온에 각각 매각했다.
필요한 사업은 하나로 모았다. 작년 말 대한시멘트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와 한남시멘트를 흡수합병했다. 쌍용양회에 석회석을 공급하는 쌍용자원개발, 시멘트를 수요처에 공급하는 쌍용해운은 쌍용양회가 흡수했다.
지난 23일 쌍용양회는 대한시멘트(100%)를 한앤컴퍼니제일호사모투자전문회사로부터 26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쌍용양회는 현대시멘트를 가져간 한일시멘트와 양강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슬래그시멘트 사업에선 40%에 육박하는 독보적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게 된다.
1호와 2호 펀드에 나뉘어 있던 시멘트 포트폴리오를 하나로 모으는 효과도 있다. 인수자금 중 일부는 쌍용자원개발과 쌍용해운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자사주(1171억원 규모) 매각 대금으로 충당할 수 있어 부담이 줄어든다. 일련의 작업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자 쌍용양회의 신용등급도 올랐다.
시멘트 사업 조정과 함께 투자 포트폴리오의 효율화 및 투자회수 움직임도 꾸준히 이어졌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나스미디어와 KT에 엔서치마케팅을 매각했다. 운이 따른 거래라는 평가가 따랐다. 2012년 인수한 미디어랩 기업 메이블의 실적이 신통치 않던 차에 2014년 네이버로부터 엔서치마케팅을 싸게 인수해 두 회사를 합병했다. 한앤컴퍼니는 엔서치마케팅 매각 대금 중 200억원을 나스미디어 신주로 받았는데 올해 매각제한이 풀리자 블록세일로 팔아 235억원을 거뒀다.
다른 핵심 투자기업인 한온시스템은 올해 초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인도 자회사를 매각했다. 쌍용양회와 마찬가지로 핵심사업인 공조사업에 집중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고가 매입을 지적받았던 웅진식품은 이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웅진식품 유상감자를 결정해 340억원을 조기 회수하게 됐다. 올해는 대한시멘트 인수금융 리파이낸싱과 기업공개(IPO), 코아비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과 경영권 매각이 동시에 추진되기도 했다. 웅진식품 인수금융도 새로 갱신했다. 한온시스템도 리파이낸싱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기업으로부터 배당도 꼬박꼬박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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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가 작년 하반기 이후 숨가쁘게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는데 대해 시장에서는 다음 블라인드(PEF) 결성을 위한 전초작업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왔다. 내년 상반기에는 2호 펀드를 소진하고 새로운 펀드 결성에 나서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한 작업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한앤컴퍼니는 일련의 조정 작업이 PEF가 수행하는 통상의 업무일 뿐이란 입장이다. 중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국내서도 시멘트 투자를 진행하긴 했지만 그 외 사업부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에 조기에 정리했다는 것이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쌍용양회는 과거 쌍용그룹 시절 벌려 놓은 사업이 많고 규모도 커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었다”며 “꼭 쌍용양회의 경우가 아니라도 인수 초기 1~2년간은 효율화 작업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 블라인드 PEF 결성도 아직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것. 아직 2호 펀드의 자금이 넉넉하게 남은 데다 투자건마다 출자자(LP)로부터 추가 프로젝트 PEF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어서 블라인드 PEF 규모가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쌍용양회, 한온시스템, 에이치라인해운 등 대형 거래는 모두 블라인드 PEF와 프로젝트 PEF의 공동 투자 형식으로 진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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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03일 10:49 게재]
지난 1년간 쌍용양회 중심 포트폴리오 효율화 박차
효용 낮은 자산 매각·리파이낸싱·배당 등 회수도 진행
3호 펀드 포석 평가도…한앤코 “인수 초 당연한 활동”
효용 낮은 자산 매각·리파이낸싱·배당 등 회수도 진행
3호 펀드 포석 평가도…한앤코 “인수 초 당연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