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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작년 말 대규모 부실 상각(big bath) 이후 토건ㆍ플랜트(발전 포함) 등 해외 수주를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주택부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내년 도입될 K-IFRS 제1115호(IFRS15)가 주택, 특히 '자체 분양 공사'의 수익 인식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상반기 대우건설의 해외부문 매출액은 1조3985억원. 전년 동기(2조349억원) 대비 45.5% 감소했다. 수주 잔고 역시 8조2229억원(작년 말)에서 6조525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로써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중 29.6%였던 주택 의존도는 36.6%까지 확대됐다.
이런 주택 의존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대주주인 산은이 '같은 일(부실 상각)을 되풀이할 수 없다'며 해외 공사 수주 현황을 철저히 관리ㆍ감독하고 있어서다. 과거 대형 건설사끼리 매출 경쟁을 할 때는 "적자만 안 내면 된다"며 해외 사업장을 공격적으로 늘렸지만, 건설업황이 바뀐 현재는 사업성 없는 저가 수주의 실이 득보다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도입을 5개월가량 앞둔 IFRS15에 따라 앞으로는 주택의 시행과 시공을 건설사가 모두 맡는 '자체 분양 공사'로 인한 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대우건설은 주택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자체 분양 공사 규모도 크다. 지난해 별도 기준 규모(1조4618억원)는 국내 1위ㆍ전체 매출액 중 비중(13.5%)은 2위 수준이다. IFRS15 하에서 자체 분양 공사는 분양자가 낸 중도금 등을 부채(선수금)로 반영해야 해 부채비율이 증가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공개된 재무제표 만으로 사업장 별 부채비율 증가 폭을 명확히 구분해내기는 어려우나 부채비율이 지금보다 30% 내외로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계약이 중도 해지 없이 마무리되면 부채로 계상했던 중도금 등이 수익으로 바뀌긴 하지만, 일시적인 부채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내려간 상황. 부채비율 증가와 실적 악화가 추가 하향 조건에 해당하면 투기 등급(BBB)이 된다. 다만 신평사들은 ▲회계 기준 변경이 대우건설의 본질적인 내재 가치를 훼손하지는 않고 ▲대우건설 뿐만이 아닌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므로 평가방법론을 수정하는 등으로 IFRS15 도입의 여파를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IFRS15가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클 경우, 대우건설의 자체 분양 공사 비중이 조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 1분기 말 대우건설의 수주 현황 기준 자체 분양 사업장은 2015년 9월 수주한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 한 곳 뿐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계 기준 상 불리하기는 하지만, 시행 업무까지 겸하는 자체 분양 공사의 수익성이 더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IFRS15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분양 공사를 줄여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택지 공급이 줄고 있어 자체 분양 공사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면서 "IFRS15 도입 관련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인 회계기준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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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26일 14:58 게재]
대우건설, 빅배스 이후 해외 수주 ↓
주택 의존도 26%서 올 상반기 37%로
IFRS15, 주택 '자체 공사' 수익 부채로
의존도 높은 주택 사업 악영향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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