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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빅3가 연이어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 절벽이 무색하리만큼 올 상반기 글로벌 수주 물량의 3분의 2를 국내 조선사들이 ‘싹쓸이’하며 세계 조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금융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급작스런 수주 물량 확대 배경으로 경쟁 심화에 따른 저가 수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내실 없는 수주 늘리기로 해양플랜트발(發) 저가 수주 부메랑이 다시 날아오는 것 아닌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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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는 총 73척을 신규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17척, 현대미포조선 41척, 현대삼호중공업 15척이다. 수주금액으론 47억8100만달러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3척, 유조선 10척, 생산설비 2척 등 51억달러어치를, 대우조선해양은 총 7척에 대해 7억70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 10억달러(총 13척)를 수주한 현대중공업그룹은 4배 가까이 늘었고, 같은 기간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괄목상대한 수주 실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7억5000만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조선3사의 올해 수주목표는 6조~8조원가량이다. 현대중공업은 75억달러, 삼성중공업은 65억달러 정도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체 수주목표는 55억달러, 채권단의 목표는 20억달러다.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면 올 상반기에 연간 수주목표 대부분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신규 수주 급증만으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수주 회복세에 돌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발주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조선사들끼리 ‘치킨게임’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련업계에선 가격 인하 경쟁으로 수주를 따냈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 2년치 수주 목표를 올 상반기에 대부분 달성한 한 업체의 경우 선박 가격은 동종업체 대비 200만달러 정도 낮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 업체는 상반기 결산 이후인 7월부터 신규 수주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상반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에 ‘옵션’ 계약이 많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옵션 물량은 선사들이 상황에 따라 발주를 취소할 수 있는 계약인데 선사들이 이를 내세워 선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건조가 끝날 때까지 세부 계약조건을 파악하기 힘든 수주산업 특성상, 자세한 계약조건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조선 빅3의 상반기 주력선종은 VLCC(초대형 유조선)와 LNG(액화천연가스)선이다. 과거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력 선종이던 컨테이너선의 발주는 선복량 공급과잉으로 크게 감소했다. 상반기 현대중공업그룹의 신규수주 61척이 유조선이었고, 그 중 14척이 VLCC였다. LNG선은 4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신규수주 가운데 VLCC가 8척, LNG 3척이었고 대우조선해양은 신규수주 7척 중 5척이 VLCC이었다.
이들 선종의 신조선가(신규 건조 선박 가격)가 낮아지고 있다. 달러기준으로 VLCC와 LNG선 선가는 작년 말 대비 각각 4.1%, 6.1% 하락했고, 원화 선가 하락률은 각각 9.8%, 11.6%에 달한다. 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선박인 VLCC, LNG로 전환해 수주가 증가했다기 보단 해당 선종의 선가 하락으로 발주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도 조선3사의 수익성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VLCC는 척당 약 4만톤의 후판이 들어가서, 후판 가격에 민감하다. 하반기에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이 예고된 만큼 VLCC를 주력으로 수주한 업체들의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KB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VLCC를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수주한 선박의 수익성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건조시점에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VLCC 신조선가 하락 및 후판비용 증가와 더불어 “구조조정과 무급휴직 등을 통해 직영인력의 인건비를 15% 감축하고, 기타 재료비와 경비, 외주인력 인건비, 판관비 등을 10% 감축한다고 가정해도 척당 52억80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건조 시점엔 원가율 증가로 이 조선사들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며 “수주 절벽에 직면했던 회사가 생존과 재기를 위해 수주를 늘려가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무리한 경쟁으로 해양플랜트발(發) 저가 수주 부메랑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부정적이다. 시장에선 “내년이 조선업 위기의 최악 상황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주 물량은 이르면 2019년, 아니면 그 이후에 투입될 물량이다. 2016년이 수주 최저점의 시기였다면 2018년은 생산량 최저점이 될 것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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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8월 09일 11:00 게재]
주력 선종인 VLCC·LNG선 선가 하락에 향후 적자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