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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공고를 연휴 이후로 늦췄다. '실사 미비'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온다. 인수 후보가 보이지 않아 고육지책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산은은 29일 "실사 보고서 등 자료를 보강하기 위해 대우건설 매각 공고를 추석 연휴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사를 진행했던 매각 주관사와 협의, 지난달 대우건설이 오만에서 수주한 정유시설 공사 등 매각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투자은행(IB) 및 건설업계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공고가 목전임에도 인수전에 참여할 만한 후보를 특정하기 어려워 일단 미룬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산은은 주관사 선정 등 매각 진용을 꾸린 뒤 수요 조사(tapping)를 지속하고 있지만, 뚜렷한 의지를 갖고 나서는 후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매각에 정통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접촉했던 중동 후보 중 몇몇이 반응을 보였으나 그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의 의지를 갖추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해외 자산 투자를 규제하면서 중화권의 참여도 기대보다 저조한 상황. 앞선 매각 시도에 관심을 보였던 인프라(infrastructure) 펀드들도 반응이 뜸하다는 전언이다.
이해관계자들은 중동 매각을 바라는 분위기다. 신도시 개발에 따르는 주택·토목 공사부터 플랜트까지 전속 시장(captive market)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매각 측이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열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동 지역 국부펀드들은 해당 자산이 자국 내 인프라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이뤄졌던 포스코건설 지분 38% 매각 당시에도 인수자인 사우디 국부펀드는 플랜트·사회간접자본(SOC) 공사 역량을 주로 검토했다. 기술 이전을 위한 합작사(JV) 설립도 거래 조건에 포함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중동계 '큰 손'인 국부펀드들은 정부 출자 금액이 많다는 특성상 공공성을 검토, 강령(mission statement)에 관련 내용이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대규모 부실 상각(big bath) 이후의 대우건설은 이들에게 매력도가 떨어지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해외 사업 부실 및 이로 인한 잡음을 줄이기 위해 관련 수주를 줄이고 있어서다. 최근 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만 등 해외 사업을 수주하긴 했지만, 올 상반기 대우건설의 해외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의 70% 수준에 못 미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후보군의 윤곽을 잡기가 어려워 긴 연휴 전에 공고를 내봐야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공고 연기는 매각전의 '불씨'를 지피기 위한 안간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은은 공고를 미룬 것과 관계 없이 연내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자금 납입 등 거래 종결(closing)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은이 사모펀드(PEF) KDB밸류 6호를 결성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2억1100만주(지분율 50.75%)다. 산은은 대우건설의 분할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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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0월 02일 07:00 게재]
산은, 매각 공고 연휴 이후로 연기해
"실사 보강 위해서" 이유 내세웠지만
"후보 안 보여 '고육지책' 결정" 평가
"실사 보강 위해서" 이유 내세웠지만
"후보 안 보여 '고육지책' 결정"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