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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관리 압박을 받고 있는 흥국생명이 해외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그동안 국내에서 꾸준히 자금 확보를 시도했지만 제반 환경이 여의치 않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대형사에 이어 중소형 보험사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던 중소 보험사들에게도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이 해외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일 5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61개 기관으로부터 13억달러의 청약이 들어왔고, 최종적으로 43개 기관이 7억달러의 매수 주문을 넣었다.
생명보험사로는 교보생명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회사는 오는 9일 공식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발행은 흥국생명에도 의미가 깊다. 회사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대규모 자금조달을 시도했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던 터다.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증권신고서 제출 하루만에 철회했다. 같은 달 31일 3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150억원 후순위채를 발행해 최소한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은 녹록지 않았다. 새로운 회계제도에 대응해 주요 보험사들의 후순위채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국내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난 4월 5000억원 상당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한화생명도 4.58%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했다. 대외 신용도가 더 낮은 흥국생명도 지난 3월 발행 당시 한화보다 0.35% 높은 4.93%로 금리를 확정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해외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금리를 이끌어냈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연 4.475%로 확정됐다. 원화 환산 시 금리는 3.939%로, 그간 흥국생명이 발행했던 사채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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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에 이어 중소형사 흥국생명까지 흥행한 점은 시장에서도 의외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발행에 성공했던 교보생명의 무디스 신용등급은 A1이다. A1등급은 전체 21개 신용등급 중 5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반면 흥국생명이 이번 발행을 위해 무디스로부터 부과받은 등급은 Baa1이다. 신종자본증권 등급은 투자 가능한 평가등급 중 가장 낮은 Baa3이다. 시장점유율도 4%대로 생명보험업계 중위권에 속한다.
건전성 지표도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말 지급여력(RBC)비율은 감독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보다 낮은 145%로 떨어졌다. 지난 상반기 자본을 확충한 이후 160%대로 회복했지만, 신RBC 도입에 따른 하락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모기업 태광그룹도 증자 지원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흥국생명은 전방위에 걸쳐 자본 확보에 열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형사로선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낸 흥국생명의 행보는 다른 중소형사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보험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외국계 신용평가사와 등급 평정을 논의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국내외 장악력이 낮은 흥국생명이 해외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다른 보험사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형사 뿐 아니라 중형사의 발행도 성공시킨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졌다. 앞서 해외에서 첫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교보생명은 투자자의 호응에 따라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3.95%로 발행을 마쳤다. 결과에 만족한 교보생명은 주관사 4곳에 각각 10억씩 총 40억을 지급했다. 한화생명이 국내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당시 지급한 수수료보다 세 배 더 많은 금액이다.
특히 두 건의 발행에 모두 참여한 JP모건과 노무라증권을 찾는 보험사의 발길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흥국생명은 교보생명의 발행 건을 담당한 JP모건과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교보생명 해외 발행 트랙레코드가 중요하게 작용했고, 실제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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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1월 06일 07:00 게재]
낮은 신용등급에도 계획보다 낮은 금리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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