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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선정된 대형 증권사들이 경력직 투자 심사역을 경쟁적으로 '모셔가고' 있다. 이직을 바라는 금융권 종사자의 관심도 일제히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증권사들이 전(全) 금융권을 대상으로 채용의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심사역에 대한 관심은 적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심사 인력 충원에 가장 적극적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초대형 IB 중 발행어음 인가를 가장 먼저 취득한 만큼 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올 들어 6명을 외부에서 충원했고, 연말까지 사내 공모 형태로 내부에서 2명가량을 확충하기로 했다. 9명이었던 심사 인력은 17~18명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KB증권은 초대형 IB 관련 태스크포스(TF)팀 발족 이후 리스크 심사 담당자를 4명 채용했다. 발행어음 인가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심사역을 추가 충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금까지 3명을 채용했다. 역시 추가 충원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발행어음 인가가 보류된 삼성증권은 기존 심사 인력 외에 별도로 채용하지는 않았다.
미래에셋대우 또한 심사역을 새로 충원하지 않았다. 작년 말~올 초 회사 차원의 구조조정 없이 미래에셋증권·KDB대우증권 조직을 합쳐 심사 인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기업금융심사팀과 대체투자심사팀에 각각 9명이, 투자금융심사팀과 투자관리팀에 각각 8명·7명이 근무해 심사 담당자는 36명(부서장 포함)이다.
초대형 IB로 적을 옮긴 심사역의 '전적'은 다양하다. 회계법인과 타 증권사 등 IB업계 출신이 많다. 카드사·캐피털사 등 여전업계나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 출신도 있다. 한 증권사는 부동산신탁사 직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 적확히 심사해 집행하기 위해서다.
반면 시중은행 등 은행권 출신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모 시중은행에서 대리급 인력 1명을 채용하긴 했지만, 현재 은행 심사역 영입에 욕심을 내는 곳은 일부 은행계 증권사 정도다. 증권사가 중소기업 심사 체계를 갖추기 위해 은행 인력을 적극 영입하지 않겠느냐는 앞선 관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초대형 IB가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와 은행은 '위험 성향'이 다른 만큼 은행처럼 담보를 중심으로 심사할 필요가 없다. 원리금 회수 여부를 판단할 때 담보보다는 해당 기업의 본질 가치를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얘기다. 기업 가치 평가와 산업 분석 역량이 중요하다는 전언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초대형 IB가 시작하려는 중소기업 대상 금융업은 담보를 중심으로 한 단순 대출이 아닌 자본(equity) 투자나 메자닌(mezzanine) 등 일종의 구조화 대출"이라면서 "투자 심사나 회수(exit)에 대한 접근법이 다르다 보니 은행 심사역 출신 인력에 큰 매력을 못 느낀다"고 전했다.
담보 중심 투자는 금융당국이 초대형 IB에 요구한 생산적·포용적 금융에도 부적합하다.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담보로 원리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대출을 집행하는 은행의 방식이 초대형 IB에 당국이 바라는 모험자본 공급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자금 조달을 원하는 중소기업'으로 대상은 같지만, 공략 방법은 은행의 기존 방법과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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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1월 16일 14:1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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